삼성화재(000810)가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기로 한 것을 시작으로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보험료를 내릴 전망이다. 주요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료 인하는 지난 2018년 이후 약 4년 만이다. 인하 폭은 삼성화재 인하폭인 약 1.2% 수준으로, 구체적인 내용은 이번 주 내에 발표될 전망이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를 제외한 주요 4대 손보사(현대해상(001450), DB손해보험(005830),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은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화재는 앞선 16일 인하를 결정했다.
이 중 몇몇 보험사는 삼성화재가 인하를 발표하자 즉각 관련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보험료를 내리는 방향으로 검토를 끝낸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정확한 요율과 시기에 대한 조정만 남았는데, 아마 이번 주 안에 마무리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손보사들이 보험료 인하를 결정한 것은 자동차손해율 개선과 실적 호조에 따른 조처다. 업계에서 자동차 적정 손해율을 78~81%로 보고 있는데, 주요 5대 손보사 모두 이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한데다 실적까지 전년보다 좋게 나와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으로 약 2800억원의 흑자를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손보사들은 지난 2017년 전체 자동차 손해율이 80.9%로 집계되며 266억원의 이익을 거두자 이듬해 1% 내외로 인하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도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한 관계자는 "주요 손보사들 사이에서 자동차보험 경쟁이 치열해 어느 한 쪽이 인하하면 이를 따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라며 "이번에도 지난 2018년과 비슷한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이번 인하 수준이 '기대 이하'라는 지적도 있었다. 삼성화재와 같은 수준으로 보험료를 인하한다면 소비자들이 체감하기엔 어렵다는 설명이다. 현재 차보험료 평균은 약 60만~70만원이다. 1.2%의 할인율을 적용하면 7200~8400원 인하되는 셈이다. 금융당국은 2%대 인하를 권고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이보다 더 내리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누적된 적자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0년간 자동차보험 누적 적자액은 약 9조원가량이다. 올해 손해율이 개선된 것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이동량이 감소하는 등 특수한 상황이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10년 중 2번 흑자, 나머지 8번은 적자를 봤다"며 "1%를 내린다고 해도 가입자 수가 2000만명이 넘어가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보험사들로선 비용이 만만찮은 셈"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한 관계자도 "통상적으로 자동차보험은 인상과 인하 폭이 2%를 넘지 않는다"며 "실손보험의 경우는 10%대 인상하는 경우도 볼 수 있지만, 자동차보험은 이보단 특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중소 보험사들의 경우는 보험료를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 적정 손해율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주요 손보사의 경우 손해율이 78~82% 수준으로 집계됐으나 타 보험사(롯데손보, MG손보, 한화손보, 하나손보,흥국화재)들의 경우 평균 89.26%를 기록해 최대 10%포인트(p) 정도 차이가 났다. 이들 중 몇몇 보험사의 경우 보험료 인하는 아니더라도 마일리지 혜택을 소비자들에게 되돌려주는 방안 등을 고민 중이다.
일각에서는 내년에는 다시 보험료가 인상될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정비수가 4.5% 인상, 거리두기 완화 등으로 위험 요소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올해보다 손해율이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는 '반짝 흑자'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며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상황이 좋을 것으로 판단되지 않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