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조만간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선보인다. 우선은 출시 초기 안정화를 위해 9억원 이하 수도권 아파트 구매 자금용, 변동금리·혼합금리형 등으로 대출 대상과 형태가 제한돼 있지만, 올해 적어도 두번 이상은 그 범위를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평균 금리는 다른 은행과 비교해 가장 낮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도 자신했다.
카카오뱅크는 15일 오전 '2022년 방향 및 주담대 출시 기자회견'에서 오는 22일 비대면 주담대 상품 출시 일정을 예고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KB시세 기준 9억원 이하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 구매 자금을 대출할 수 있는 상품이다. 대출 가능 최대 금액은 6억3000만원으로, 대출 금리는 최저 연 2.989%(변동금리‧14일 기준)다. 물론 대출 기간‧거치 기간‧상환 방법 등 조건에 따라 금리는 달라진다. 만기는 최소 5년~최장 35년 중 선택할 수 있으며, 6개월마다 금리가 변동되는 변동금리형과 5년간 금리가 고정되는 혼합금리형이 있다.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신청 과정은 챗봇과의 대화로부터 시작된다. 고객이 대출을 신청해, 소득‧대출 실행일‧집 주소 등을 입력하면 한도‧금리 등이 간단하게 조회되는 식이다. 이후 이미지 촬영 등을 통한 서류 제출, 대출 심사, 소유권 이전 등기를 위한 법무사 안내, 대출 실행 등이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카카오뱅크 측은 출시 후 대출 대상과 조건을 점차 확장해 나가겠단 계획을 밝혔다. 이번 상품 출시 기획을 총괄한 송호근 주택담보대출 스튜디오 팀장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상황을 고려해 안정적 운영을 위해 일단은 우선 공급 대상을 (시세 한도 9억원 이하, 아파트, 수도권 등으로) 한정했지만, 점차 확장해나갈 것"이라며 "상반기 중 한번, 하반기 중 한번 확대를 최소한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그 일환으로 아파트 외 다세대‧다가구‧단독 주택‧오피스텔 등으로도 주담대를 확장해나갈 예정이다. 송 팀장은 "이 경우 담보 가치에 대한 평가가 문제가 될 텐데, 전통적으로는 감정 평가를 사용하거나 고객이 직접 혹은 은행 직원이 가서 시세를 알아보는 방법이 쓰인다"면서도 "최근 금융위원회 혁신금융 서비스로 비대면 시세 확인을 가능하도록 하는 업체가 선정됐는데, 이런 서비스를 카카오뱅크에 맞게 튜닝하면 구현 가능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고정금리형 상품 도입 계획도 밝혔다. 송 팀장은 "주택금융공사에서 공급하는 보금자리론 같은 경우 10~40년까지 고정금리가 가능하다"며 "이번에 출시하는 (변동금리‧혼합금리형) 상품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것을 확인한 뒤 머지않은 시기에 보금자리론도 조만간 출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개인 편차가 있겠으나, 타행에 비해 평균적으로는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 최초로 중도 상환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서는 "올해까지 한시적으로 이 정책을 시행해 보고, (역마진을 초래하는) 행태보단 금융 비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면 연장해나갈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하반기 카카오뱅크에서 발생한 '전‧월세 대출 지연 사태'처럼 비슷한 사고가 재현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당시 수요가 갑자기 늘면서 감당할 수 있는 능력치를 넘어섰고 이에 대응할 인력이 부족했으며 또 이런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지 않았던 것이 문제였다"면서 "시중은행에서 최소 3년, 많게는 20년 이상 주담대 취급 경력을 가진 인력을 채용했고, 그 규모 역시 접수‧심사 물량 예상치보다 두배 정도 여유롭게 처리 가능한 수준에 이르는 등 완벽하게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주담대 출시와 함께 카카오뱅크의 올해 주요 목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대표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 개인 사업자 대출을 출시해, 비대면에 최적화한 보증부 대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카카오뱅크가 가진 비대면 모바일 기술을 벤치마크 할 수 있게끔 해외 진출을 위한 준비도 시작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