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올해 경쟁적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소상공인 등 개인사업자 대상 대출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한층 강화한 가계 대출 관리 정책을 시행한 가운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대출 다변화 전략에 나선 것이다. 주담대와 개인사업자대출이 올해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성장성을 좌우할 중요한 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1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모바일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오는 22일 수도권 9억원 이하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모바일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하는 데 이어 하반기 소호(SOHO) 대출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해외 시장 진출도 모색 중으로, 본격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을 펼치는 모양새다.
송호근 카카오뱅크 주택담보대출 스튜디오 팀장은 "2018년에 카카오뱅크가 전월세보증금대출 출시한 이후 비대면과 모바일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됐고, 앞으로 주택담보대출도 4~5년 내로 모바일 비대면 대출이 대세가 될 것"이라며 "카카오뱅크는 주택담보대출 가능 대상 지역, 대상 물건 등을 점차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현 시점에서 시점과 대상 국가를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려우나, 해외 시장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토스뱅크는 지난 14일 인터넷전문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개인사업자대출 상품을 내놨다. 실제 사업을 영위하는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을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며 최저 금리는 연 3% 초중반(변동금리)으로, 최대 한도는 1억원이다. 만기 일시 혹은 원리금균등 중 상환 방식을 선택할 수 있으며, 대출 신청부터 실행까지 100% 비대면, 무보증·무담보로 진행된다.
케이뱅크는 올해 1분기 내에 개인사업자 운전자금 대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 케이뱅크는 먼저 신용보증재단과 협력해 보증 기반 상품을 출시하고, 순차적으로 신용 기반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신용대출 의존도가 높았던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금융당국이 급증한 가계 부채의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가계대출 억제 정책 기조를 펼친데 따른 전략이다. 돈을 빌려주고 이자로 장사하는 은행으로선 업황이 팍팍해졌다.
지난 달부터 총 대출금액이 2억원을 초과할 경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은행권 기준) 규제가 적용돼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차주별 DSR 규제가 시행됐다. 이에 지난달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오는 7월부터는 1억원 이상 전체 차주를 대상으로 DSR 규제가 한층 더 강화할 예정인데, 금융당국 예고대로 규제가 시행되면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있다. 다시 말해 대출 규제 영향으로 은행들의 이자이익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주담대'와 '개인사업자 대출'을 열쇠로 삼은 것이다.
더구나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확대 목표치를 맞춰야 하는 과제가 있다. 지난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모두 신용대출 내 중저신용 차주 비중을 2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애당초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설립 취지가 기존 은행권에서 대출하기가 어려웠던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을 공급해 소외됐던 금융소비자의 편익을 증대시키려는 데 있었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설립 취지와 달리 고신용층 위주로 보수적인 대출 영업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고, 금융당국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를 주문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올해 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잔액기준) 목표치는 각각 25%다. 토스뱅크는 올해 말까지 42%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시장에서도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신용대출 성장률 둔화 우려 속 중저신용자 차주 비중 목표치를 확보하면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주담대 등 모기지 상품과 소상공인대출의 증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카카오뱅크의 고신용대출 비중이 전년 대비 5% 축소한다고 가정하면 중신용대출이 전년 대비 2조원(83%) 늘어야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고, 이때 전체 신용대출 성장률은 8%로 전년 동기 대비 둔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모기지 상품과 소상공인대출이 성장성 회복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비대면 대출 상품 다변화가 한도 및 금리 등 대출 조건 경쟁으로 이어지면서 금융소비자에게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케이뱅크가 최근 시장금리 상승으로 고정금리형 대출상품 수요가 늘어난 점을 고려해 고정금리형 아파트담보대출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는데, 일각에서는 이를 카카오뱅크가 주담대 시장에 진출한 데 따른 조치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등은 부동산 정책과 맞물려있어 차별화가 어려운 데다 비대면으로 진행한다는 점에서 편의성도 있겠지만, 그에 따른 리스크가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 케이뱅크의 비대면 주담대와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이 빠르게 성장세를 보인다면 기존 시중 은행에 대한 견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