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이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와 카드, 증권, 캐피탈 등 비(非)은행 부문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연간 순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4조원을 돌파했다. 신한지주(055550) 역대 최대 실적으로, 8년 연속 당기 순이익이 성장세를 이어갔다.

신한금융그룹은 연결 기준 지난해 연간 순이익이 4조193억원으로 전년(3조4146억원)보다 17.7%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9일 밝혔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경상 수준의 연간 순이익은 약 4조5000억원이다. 그룹의 작년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7% 늘어난 5조952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달 서울 중구 신한금융 본사에서 열린 ‘2022년 신한경영포럼’에서 신한금융 조용병 회장이 CEO(최고경영자) 특강을 하고 있는 모습. /신한금융그룹 제공

신한지주 아래 ▲신한은행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 늘어난 2조4944억원으로 그룹의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신한은행의 작년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3.1% 늘어 3조5867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카드는 연간 6750억원, ▲신한금융투자 3208억원, ▲신한라이프 3916억원, ▲신한캐피탈 2749억원의 순이익을 각각 거뒀다.

그룹 관계자는 “자산 성장과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은행의 이자 이익 증가와 함께 카드, 증권, 캐피탈 등 비은행 부문의 실적 성장이 그룹의 8년 연속 당기순이익 증가를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룹의 작년 4분기(10~12월) 실적만 놓고 보면 4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8.8% 줄어든 4598억원이다. 희망퇴직과 투자상품의 선제적 비용 인식 등 일회성 비용 증가 영향이라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신한은행의 작년 4분기 순이익은 364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52% 감소했다. 4분기 이자이익이 증가했음에도 희망퇴직과 코로나19에 따른 추가 충당금 적립 등으로 지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해 연간 그룹 희망퇴직 비용은 신한은행(1283억원), 신한라이프(858억원) 등을 비롯해 총 2689억원 규모다.

신한금융그룹의 작년 연간 이자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 늘어 9조535억원이다. 그룹과 신한은행의 분기 순이자마진(NIM)은 각각 1.83%, 1.45%를 기록했다. 특히 은행 NIM은 4분기 중 고(高)수익성 자산 중심 성장과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5bp 개선됐다. 그룹 NIM은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카드 자산 수익성 감소 영향으로 카드 NIM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분기 대비 4bp 개선됐다.

수수료이익과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모두 늘어 연간 비이자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7.7% 증가한 3조6381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유가증권 관련 이익은 금투 자기매매 손익 및 라이프의 자산운용손익 증가 영향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 늘었다. 수수료 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했다. 그룹 관계자는 “증권수탁수수료 및 카드수수료 확대와 함께 리스자산 증가에 따른 리스금융 수수료, 아시아신탁의 신탁보수 및 은행 퇴직연금신탁 잔액 증가에 따른 신탁수수료 증가 등 수수료 사업 전반이 성장했다”고 했다.

카드와 증권 등 다른 자회사는 순이익이 전년보다 성장한 반면, 작년 7월 1일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합병해 출범한 신한라이프의 연간 순이익은 전년 대비 14.3% 줄었다. 신한라이프의 4분기 당기순이익은 10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사고보험금 증가에 따른 위험률차손익과 신계약비차손익 등 사업비차손익이 감소한 데다 통합 이후 인력 구조 효율화를 위해 실시한 희망퇴직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그룹 당기순이익 비중. /신한금융지주

연간 대손비용은 99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3% 줄었다. 2020년 코로나 관련 추가 충당금 적립 요인이 소멸한 데 따른 기저효과라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그룹 대손비용률은 0.27%로 전년 동기 대비 14bp 감소했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의 연체율은 각각 0.19%, 0.80%로 하향 안정화 추세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4분기 중 코로나19 관련 추가 충당금 1879억원을 적립했다. 그룹 측은 “2020년에 적립한 코로나19 관련 충당금 3944억원까지 감안하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비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 결산이사회는 2021년 회계연도에 대한 보통주 배당금을 1960원(분기배당 560원 포함 기준)으로 결의했다. 이는 내달 주주총회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작년 말 그룹 BIS자기자본비율은 16.1%, 보통주자본비율(CET1비율)은 13%다. 자산 성장으로 인한 위험가중자산(RWA) 증가했으나, 순이익이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자본 적정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룹 관계자는 “▲오미크론 확산 등 불확실한 경기 상황 ▲코로나 금융지원 프로그램 종료 등에 대비한 추가 충당금 적립 ▲비용구조 개선을 위한 희망퇴직 실시 ▲투자상품 불확실성 제거를 통한 고객과 투자자의 신뢰 회복 노력 등 불확실성을 최소화 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했다”면서 “이러한 노력은 장기적 관점에서 비용 구조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