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동계올림픽 편파 판정으로 혐중(嫌中·중국 혐오) 정서가 강해지는 가운데, 주한중국대사관은 개막식 '한복 논란'에 대해 "조선족의 감정을 존중해주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이 지난 7일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1조 경기에서 이번 대회 금메달을 획득한 중국 런쯔웨이보다 앞서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황대헌은 중국 선수들을 인코스로 추월하는 과정이 반칙으로 선언돼 실격처리됐다. /연합뉴스

주한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한복 차림 여성이 올림픽 개막식에 출연한 데 대해 "중국의 각 민족 대표들이 민족 의상을 입고 베이징 동계올림픽이라는 국제 스포츠 대회와 국가 중대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그들의 바람이자 권리"라고 8일 주장했다. 대변인은 그러면서 "중국 조선족과 한반도 남북 양측은 같은 혈통을 가졌으며 복식을 포함한 공통의 전통문화를 가지고 있다"면서 "이러한 전통문화는 한반도의 것이며 또한 중국 조선족의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이어 "중국 측은 한국의 역사·문화 전통을 존중하며, 한국 측도 조선족을 포함한 중국 각 민족 인민들의 감정을 존중해주기를 바란다"면서 "양국이 함께 노력해 각 분야에서의 협력을 심화하고 양국 국민 간의 우호 감정을 촉진해 양국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발전시켜 나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선 지난 4일 개최된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는 한복을 입은 여성이 조선족을 대표해 중국 오성홍기를 전달하는 중국 내 56개 민족 대표 일원으로 등장했다. 이를 놓고 '한복공정'이라는 말이 나왔는데, 정부 대표로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간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별다른 항의를 하지 않으며 논란이 더 커졌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선 '한복 논란'과 더불어 쇼트트랙 경기에서 나온 편파·텃세판정이 반중 정서에 불을 지르고 있다. 한 대형 커뮤니티에는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반중감정은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건넌 것 같다"는 글이 올라와 5000회 가까운 추천을 받았다. 또 "일본은 100년의 적, 중국은 1000년의 적"이라는 말도 회자되고 있다.

반중 정서는 올림픽을 계기로 급격히 번지는 양상이다. 한 대학생 커뮤니티에는 '중국이 멸망했으면 좋겠다'는 글이 올라와 수백명의 공감을 받았다. 자신을 중국인이라고 주장하는 이가 "중국인 전부를 미워하진 말아달라"고 올린 글에도 "일부라고 하기에는 일부가 너무 많다" 등 부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또 다른 커뮤니티에는 "당신네 나라로 돌아가라", "한중간 관계를 망가뜨리는 건 중국" 등의 댓글이 달렸다.

최근에는 '착한 중국인은 죽은 중국인 뿐'이라는 의미의 '착짱죽짱'과 같은 극단적 표현이 국내 어지간한 대형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회자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