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간의 시범 서비스를 선보인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서비스가 5일부터 전면 시행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5일 오후 4시부터 안전한 표준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방식을 통해 금융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시행한다고 4일 밝혔다. 마이데이터는 흩어진 개인 신용정보를 한곳에 모아 보여주고 재무 현황·소비 습관을 분석해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등 자산관리와 신용관리를 도와주는 서비스다.
이날 기준 은행, 증권, 카드, 핀테크 업계의 33개 사업자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은행업계에서는 KB국민·농협·신한·우리·기업·하나·대구·SC제일·광주·전북은행 등이 서비스를 운영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미래에셋·NH투자·키움증권과 하나금융투자 등이, 카드 업계에선 KB국민·신한· 하나· BC· 현대·우리카드 등이 참여한다. 이 밖에도 카카오페이, 토스, 네이버파이낸셜 등 핀테크·정보기술(IT) 업체와 저축은행, 상호금융 업계 등도 서비스를 제공한다. 나머지 마이데이터 사업자 21개사는 시스템과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을 거쳐 올해 상반기 중으로 사업에 동참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2월부터 한 달여간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면서 드러난 개선 필요 사항을 보완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9일 일부 핀테크사는 NH농협은행과 일부 금융사에 요청한 표준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정보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현상을 겪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중계기관의 처리 가능한 트래픽 양을 10배 이상 확대해 전산장애를 방지하고, 마이데이터 사업자에 연결되는 정보제공자를 늘려 인증수단을 추가하는 등 더욱 쉽게 본인인증 절차를 거칠 수 있도록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마이데이터가 5일부터 본격 시행되면, 사업자들이 고객을 대신해 금융사 사이트에 접속하고 화면을 읽어내는 ‘스크린 스크레이핑’(screen scraping) 방식은 전면 금지된다. 사업자들은 데이터 표준 API를 통해 금융기관 등에 흩어진 정보를 받게 된다.
시행일부터 일부 대부업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제도권 금융회사 417곳의 정보를 받을 수 있으며, 국세 납세증명 자료도 조회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현재 제공하지 않는 국세·지방세·관세 납부 명세나 건강보험, 공무원연금·국민연금 보험료 납부내역 등 공공정보는 올해 상반기 안에 추가 제공이 가능하도록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마이데이터 서비스 시행으로 더욱 엄격해진 정보보호·보안 체계 속에서 소비자들이 안전하게 자산 관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소비자들은 많은 정보를 빠르고 편리하게 통합 조회하면서 맞춤형 자산·재무관리를 누릴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데이터 사업자 측면에서도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확보할 수 있고, 다양한 정보를 받아 서비스 혁신 기반을 다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금융당국은 ‘마이데이터 특별대응반’을 꾸려 특이사항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안정적인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지속 점검할 예정이다.
또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금융소비자보호법과 충돌할 우려가 제기된 데 대해선 금융규제 샌드박스 등을 통해 보완이 필요한 사항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소비자 편익을 높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