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금융위원장이 "내년도 국내외 시장동향을 주시하면서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일관되게 추진하겠다는 점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고 위원장은 31일 신년사를 통해 "내년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글로벌 긴축 전환 등 경제적 변수 외에도 미·중 패권 갈등과 대선 등 정치적 변수가 상존한다"면서 "대내외 충격에 취약한 경로를 점검하고, 비상 대응 조치도 준비해 두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금융위 기자실을 방문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우선 금융안정 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 위원장은 "총량관리에 기반하되, 시스템 관리를 강화하면서 가계부채 증가세를 4~5%대로 정상화하겠다"며 "분할상환·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높이는 한편 서민·취약계층에 대한 보호 조치도 병행하겠다"고 했다. 개인 사업자 대출과 관련해서는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는데, 차주의 경영·재무 상황을 세밀히 점검하고 차분히 연착륙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또 코로나 상황을 고려해 이뤄진 금융 대응 조치들도 차차 정상화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175조원+α' 프로그램의 경우 질서 있게 정상화해 나가겠다"며 "저신용 회사채 매입기구(SPV)·채안펀드 등 시장 안정 프로그램은 보유 자산 규모를 축소해 나가되, 시장 상황이 악화하면 즉각 재가동하겠다"고 말했다. 또 "금융규제 유연화 조치도 단계적으로 정상화하겠다"며 "단기자금시장 안전성과 비은행권 위기 대응 여력도 점검해 보완하겠다"고 언급했다.

금융 발전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다. 고 위원장은 "금융업권별로 빛바랜 제도는 정비하겠다"며 "은행·보험 등 금융회사들이 신사업에 진출하고, 다양한 사업 모델을 영위할 수 있도록 업무 범위를 폭넓게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또 "AI(인공지능) 활용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데이터 결합제도를 개선해, 개인별 맞춤형 종합금융 플랫폼인 '마이플랫폼'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며 "헬스케어·생활밀착 금융플랫폼 등장도 돕겠다"고 했다.

뉴딜펀드의 공급과 자본시장 제도의 혁신도 언급했다. 그는 "200조원 규모의 정책 금융을 공급할 계획"이라며 "뉴딜펀드를 지속해서 조성하고, 뉴딜 분야 정책금융 공급도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투자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코넥스 시장의 제도 개선·공모펀드 경쟁력 강화 등 자본시장 제도를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포용금융을 확산하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고 위원장은 "10조원 규모의 정책 서민금융을 공급하고, 신용회복 지원 범위를 확대하는 등 취약차주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겠다"며 "청년희망적금, 청년형 소득공제 장기펀드 등을 도입해 청년층의 자산형성‧관리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어 "자본시장 불공정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다양한 제재 수단을 도입하고, 가상자산 등의 자금세탁방지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