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년간 보험사기가 늘면서 보험사들이 이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보험사들은 보험사기 전담 부서 외에 여러 보험사가 힘을 합쳐 공정거래위원회에 사기로 의심되는 병원을 신고 하는 등, 늘어나는 보험사기를 막기 위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래픽=손민균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8986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77억원 증가했다. 보험사기 금액은 2016년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6년 7185억원에서 2019년엔 8809억원으로 3년 만에 624억원이 늘었다. 같은 기간 적발 인원수도 증가했다. 2016년 8만3012명을 기록, 2018년에는 7만9179건으로 잠시 주춤했으나, 이내 증가세로 돌아서 지난해 기준 9만8826명이 적발됐다.

세부 항목별로 살펴보면 허위·과다사고가 5914억원으로 전체 1위(65.8%)를 기록했다. 이어 고의사고(15.4%), 자동차사고 피해과장(9.8%) 순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50대(24.9%)의 적발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또 생명보험보단 손해보험 쪽에서 보험사기가 월등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생명보험 사기는 전체 8.9%로 785억원을 기록한 반면, 손해보험은 91.1%인 8025억원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보험사기가 늘어나는 이유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및 점차 고도화·조직화되고 있는 사기 수법을 꼽았다.

한 관계자는 "보험사기를 조사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목격자나 참고인의 진술 등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대면 업무가 필수적이다"며 "그러나 코로나19로 대면 업무가 어려워지면서 보험사기 조사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사기 수법이 점차 조직형, 지능화되고 있는 면도 있어 적발하기 어려운 면도 있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이 지난해 출시한 인공지능 기반 보험사기 적발 프로그램 K-FDS의 운영 방식. /교보생명 제공

늘어나는 보험사기에 대응하기 위해 생명·손해보험사 모두 '보험사기특별조사팀(SIU)'과 같은 전담 부서를 운용 중이지만 이는 한계가 있다. 의료인, 전문 브로커, 보험설계사, 자동차정비업자 등 전문 종사자들의 경우 보험에 대해 잘 알고 있기에 사기 의혹에서 빠져나가기 쉽다는 설명이다. 전체 적발 인원 중 이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3.6%(3490명) 정도다.

이러한 문제점으로 인해 보험사들은 자체적 적발 외에도 서로 협업하여 보험사기 근절에 나서고 있다. 올해 9월 삼성화재(000810), 현대해상(001450),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주요 손해보험사 5곳은 백내장 과잉·불법 진료가 의심되는 안과 5곳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소에 신고했다.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접목해 보험사기를 적발하는 보험사들도 늘고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AI 머신러닝 기술을 접목한 '교보보험사기예측시스템(K-FDS)'를 출시했다. 머신러닝 기술이란 기계가 사람처럼 학습해 방대한 분량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수법이나 방법을 찾아내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해상도 비슷한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을 적용한 보험사기 예측시스템을 개발했다. 현대해상은 해당 시스템을 자동차 고의사고나 한방의료기관 불법행위 등을 적발하기 위해 활용하고 있다. 한방의료기관 불법행위 탐지시스템의 경우 올해부터 실제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이 중 지난 22일에는 실손보험 환자를 한방병원에 알선하고 상해로 치료받은 것처럼 진료기록을 조작한 일당도 최대 4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외에도 현대해상이 지난해 적발한 보험사기 금액은 총 1717억원으로 보험사 전체 실적 중 19.1%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기술 활용 및 보험사 간의 협력으로 보험 사기 근절을 기대하고 있다. 소비자 단체들도 관련 소식을 반기는 모습이었다. 보험 사기로 인해 보험료 인상 등의 부작용을 겪어왔는데, 이를 적발한다면 그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배홍 금융소비자연맹 국장은 "보험사들이 서로 협업하거나 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활용하는 것은 긍정적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보험사기의 경우 소수의 범법자 때문에 대다수 소비자에게 부담을 안기는 구조이므로 이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