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가 은행업계 최초로 IT시스템을 리눅스(Linux)로 전환 추진한다고 8일 밝혔다.

리눅스 체제가 기존 유닉스(Unix)체제와 비교해 비용을 약 30% 절감할 수 있고, 기존 서버 공간 효율화로 처리속도를 개선할 수 있는 등 디지털 금융 플랫폼을 강화하는 데 장점이 있다고 본 것이다.

그래픽=손민균

은행 등 금융사 IT 시스템은 여수신·외국환 업무 등 고객과의 직접적인 금융거래를 담당하는 핵심 부문인 ‘계정계’와 콜센터와 제휴업체 정보 연계 등 비대면 채널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말하는 ‘채널계’, 은행 데이터를 저장, 분석·관리하는 ‘정보계’로 구성된다.

케이뱅크는 지난 해부터 정보계를 시작으로 일부 남아있던 유닉스 기반 시스템에 대한 리눅스 전환을 추진해왔다. 현재 계정계 시스템을 유닉스에서 리눅스로 전환 중이다. 채널계는 설립 때부터 리눅스 시스템을 써왔다. 올해 상반기에 간편결제 시스템의 리눅스 전환을 마쳤고, 지난달에는 계정DB(데이터베이스), 카드AP(애플리케이션)도 리눅스 체제로 전환했다.

기존 시중 은행 중 가동 중인 시스템을 리눅스로 전환한 것은 케이뱅크가 업계 처음이라고 했다. 대부분 시중 은행은 안정성을 이유로 여전히 계정계 시스템은 유닉스를 사용하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리눅스는 신속성과 개방성이 장점”이라며 “최근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사용 역량이 금융사 IT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르며 리눅스의 개방성이 부각되고 있고,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던 안정성도 확인을 마치며 리눅스를 도입하는 금융사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리눅스 기반이어서 리눅스를 사용하면 거래·데이터 처리에 제약이 없는 클라우드로 쉽게 전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내년 말까지 남아있는 뱅킹앱에 대한 리눅스 전환을 통해 모든 시스템의 리눅스 전환을 마칠 예정이다. 케이뱅크는 리눅스 전환을 발판 삼아 최종적으로는 클라우드로 시스템을 전환해 고객 이용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케이뱅크는 이번 시스템 전환을 발판 삼아 플랫폼 사업자로의 전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업비트와의 제휴를 비롯해 오픈뱅킹, 증권연계계좌, 연계대출 서비스, 신용관리 서비스 등 금융플랫폼 사업에 나서고 있다. 차대산 IT본부장은 “이번 시스템 전환을 통해서 케이뱅크가 디지털 금융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며 “보다 빠르고 안정적인 서비스로 고객 만족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