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등 금융업권은 물론, 개발자를 중심으로 한 IT(정보기술) 업권 사이에 토스 계열사로의 이직 러시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 토스가 경력직 인력 수급에 공격적으로 나선 가운데, 임직원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부여'가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막차라도 타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15일 현재 토스뱅크·토스증권 등 토스 계열사들은 경력직 채용을 진행 중이다. 채용 조건 중 눈에 띄는 것은 단연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이다. 특히 지난달 초 문을 연 토스뱅크는 주요 개발자·디자이너·은행원 등을 채용하면서 전 직장 연봉 대비 최대 1.5배, 5000만~1억원 상당의 스톡옵션 등의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여기에 일부 지원자들 사이에서 '인사팀으로부터 스톡옵션 부여 조건이 올해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는 소문이 돌자, 토스 이직에 대한 관심도는 더욱 치솟고 있다.

서울 강남구 토스 본사의 모습. /연합뉴스

스톡옵션은 회사가 임직원에게 일정 수량의 회사 주식을 일정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미리 주는 것이다. 권리 행사 시기가 왔을 때 행사가보다 주가가 오르면 거액의 차익 실현을 할 수 있다. 사업 전망이 밝은 기업일수록 스톡옵션 매력은 높아지는 셈이다. 스톡옵션은 인재를 불러 모으고, 이직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다만, 상장을 아예 못 하거나 주식이 액면가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 스톡옵션은 독이 될 수도 있다.

밝은 전망에 매력적인 보상 조건을 내건 토스는 실제로 경력직 인재들을 매섭게 빨아들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780명에 불과했던 토스의 임직원 수는 최근 1300여명까지 불어났다. 지난 7월부터 진행한 토스뱅크 대규모 경력직 채용에는 시중은행을 비롯해 여타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들까지 대거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있었던 경력 3년 이하 개발자 채용에는 5300명이 넘게 지원하면서 화제를 모았는데, 경쟁률이 무려 83대1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IT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토양어선'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돌고 있다고 한다. 2~5년차 젊은 개발자들이 대거 토스로 이직하는 현상을 일컫는데, 마치 원양어선을 타는 것처럼 격무에 시달리지만 그만큼 보상이 확실하다는 점을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개발자 구인난에 시달리는 전통 금융권이나 경제적 여유가 없는 신생 스타트업들은 토스 이직 러시 현상에 무력감마저 느끼는 분위기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한 시중은행의 개발자 공모에 한명도 지원하지 않은 일이 있었다"면서 "개발자들이 전통 금융권에 오지 않으려 하는 분위기와 너무나 대조된다"고 말했다. 업력이 짧은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토스 같은 대형 업체가 스톡옵션 등 좋은 조건을 내세워 인재들을 쓸어가니, 개발자 구하기가 힘든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토스처럼 스톡옵션을 앞세운 핀테크사들의 경력직 쟁탈전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핀테크 업체 뱅크샐러드도 지난 9월 파격적 혜택을 내걸며 개발자·기획자 대상 대규모 채용에 나섰다. 개발 직군의 최소 연봉은 6000만원, 리드급의 경우 최소 1억원 규모의 스톡옵션이 주어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