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들이 올 연말까지 중금리대출 비중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안간힘이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는 금융당국에 제출한 연말 목표치까지 차이가 있어 조급해진 상황이다. 문을 열자마자 대출 총량을 소진해 영업을 멈춘 토스뱅크는 이미 중·저신용자 목표치를 채우지 못한 채로 성적을 마무리했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3분기 말 기준 13.4%의 중금리대출 비중을 기록했다. 금융당국에 써낸 올해 목표치 20.8%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이다. 21.5%를 달성해야 하는 케이뱅크도 상황이 좋지 않다. 케이뱅크의 중금리대출 비중은 2분기 말 기준 15.5%를 기록하고 있다.
두달도 안 남은 기간 중금리대출 비중을 끌어올리기 위해 두 은행은 조급해진 상황이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고신용자 대출을 막고,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이자를 지원하는 등의 카드를 쓰고 있다. 케이뱅크는 오는 6일부터 연말까지 고신용자의 마이너스통장 신규·증액 신청을 중단하기로 했다. 카카오뱅크는 일찍이 지난달 초부터 마이너스통장을 포함한 고신용자 대상 신규 신용대출을 내주지 않고 있다.
중·저신용자 유치를 위한 프로모션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중·저신용자 고객에게 대출 이자를 지원해주는 식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6월부터 진행한 첫달 이자 지원 혜택을 연말까지로 연장했고, 케이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출에 대한 이자 2개월 치를 돌려주고 있다.
케이뱅크는 ‘대출 안심 플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신용대출을 받은 고객이 중대 사고 등으로 대출을 상환할 수 없게 되는 경우, 최대 3000만원까지 남은 대출금을 보험금으로 상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단체 보험 서비스다. 대출을 받을 때 서비스 가입 동의만 하면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의 ‘(무)더세이프 단체신용보험IV(갱신형)’ 보험에 가입되며, 보험료는 케이뱅크가 100% 부담한다.
또 다른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는 중금리대출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채로 멈춰 섰다. 토스뱅크는 개점 9영업일 만에 금융당국으로부터 할당받은 대출 총량 한도 5000억원을 모두 소진해, 대출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토스뱅크의 경우 중금리대출 비중 28.2%를 기록해 여타 은행들에 비해 높은 성적을 기록했으나, 34.9%라는 목표치는 넘지 못했다.
인터넷은행들이 당국의 요구에 따라 저마다 중·저신용자 대출에 집중하고 있지만, 총량 규제에 묶여 우량한 고신용자 차주를 적극적으로 확보하지 못하는 점은 고민거리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대출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려면 수익이 있어야 하는데, 사업성이 높은 고신용자 대출을 틀어막고 있으니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며 “대출 총량 규제에서 중·저신용자 대출 몫은 명확히 제외해주거나 하는 조치가 동반돼야 한다”고 토로했다.
목표 미달 시 불이익을 주겠다는 금융당국의 방침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금융당국은 당초 중금리대출 목표치를 지키지 않으면 향후 신사업 인허가 등에서 상당한 불이익을 줄 수 있다며 경고해 왔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대출 총량 규제로 대출이 막히는 등 생각지 못한 변수가 생기면서, 목표치 달성에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런 상황을 고려해 유연하게 평가해 달라는 요청을 금융당국에 전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