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이 높아지거나 신용도가 올랐을 때 가지고 있던 대출의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금리인하요구권' 안내가 강화된다. 금융사들은 앞으로 적용 대상이 되는 차주에게 문자 등으로 먼저 이를 안내하고, 거절 시에는 사유도 알려줘야 한다. 그간 은행 등 금융사가 적극적으로 안내하지 않거나 제대로 알지 못해 이런 권리를 누리지 못한 소비자가 많았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은 31일 이런 내용의 금리인하요구권 운영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이는 재산 증가나 신용평점 상승 등 소비자의 신용 상태가 개선될 때 금융사에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지난해 기준 신청 건수는 91만건, 수용 건수는 34만건으로 3건 중 1건꼴로 금리 인하 신청이 받아들여졌다. 이를 통해 감면된 이자액은 은행권에서만 약 16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간 은행들이 금리인하요구권을 소비자에게 적극적으로 안내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은행 입장에선 금리인하요구권 수용이 많아질수록 이자 이익이 줄어드는 셈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나 토스뱅크 정도가 신용점수가 상승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이를 수시로 안내할 뿐이었다. 신청·심사 절차 등에 있어 은행별로 운영 방식이 차이가 있다는 문제도 있었다.
금융위는 우선 대출 실행 시 금리인하요구권과 관련해 반드시 기재해야 하는 핵심 항목을 포함한 '고객 안내·설명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권리 행사를 못 하는 것으로 오인하지 않도록 대상 대출 상품의 범위나 유의 사항을 정확히 기재한다는 방침이다.
예로 차주의 신용 상태가 개선되면 신청 횟수나 신청 시점 등에 관계없이 권리 행사가 가능하지만, 일부 은행에서는 대출 계약 체결 후 3개월이 지나지 않으면 신청이 안 된다고 잘못 안내하고 있다. 이밖에 적용 대상 차주에게 대출 기간 중 연 2회 정기적으로 문자·이메일·우편 등으로 주요 사항을 안내할 예정이다.
신청 기준이나 심사 절차도 개선된다. 금융당국은 금융권 공통의 신청 요건 표준안을 마련해 ▲소득·재산 증가 ▲신용도 상승 ▲기타 등 신청 사유를 명확히 하고, 참고 가능한 항목별 사례를 제시할 예정이다. 또 금융사별로 다른 인하 금리 적용 시점을 '금리 변경 약정 시점'으로 통일해 적용하기로 했다.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후 수용되지 않았을 때 해당 사유도 표준 통지 서식에 따라 고객에게 안내해야 한다.
·귀하의 대출은 신용 상태가 금리산정에 영향을 주지 않는 대출로 금리 인하 요구 대상에 해당하지 않습니다.·귀하의 신청 사유 및 제출 자료 심사 결과, 귀하가 이용 중인 대출상품의 금리를 인하할 정도로 당행 내부 신용등급이 개선되지 않아 금리가 유지됨을 알려 드립니다.·귀하께서는 이미 당행 내부 신용등급이 1등급에 해당하거나, 이와 동일한 신용도가 적용되고 있어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어려움을 알려 드립니다.불수용 사유 유형별 안내 문구 예시
금리인하요구권과 관련된 통계도 재정비된다. 통일된 산출 기준을 마련하고, 매 반기별 신청 건수·수용 건수·수용률·이자 감면액(1년 기준) 등 실적을 공시해야 하는 의무도 생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협회 등과 함께 세부 조치 사항 마련을 올해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신속하게 완료해 나가겠다"며 "금리인하요구권이 법제화되지 않은 상호금융업권의 경우 올해 말 행정지도 연장 시 개선 방안 내용을 포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