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전경.

문재인 정부의 역점 사업인 ‘한국판 뉴딜펀드’의 총괄사 한국성장금융의 투자운용본부장에 관련 경력이나 자격증이 없는 청와대 행정관 출신이 선임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권에서는 ‘낙하산 인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성장금융은 지난 1일 주주서한을 통해 오는 16일 주주총회에서 황현선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을 신임 투자운용2본부장에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사회에서는 이미 황 전 행정관의 본부장 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한국성장금융은 최근 투자운용본부에서 뉴딜펀드 운용 기능만을 떼어낸 투자운용2본부를 신설했다. 이에 기존 투자운용본부를 이끌었던 서종군 전무가 1본부장으로 이동하고, 신설된 2본부장에 황 전 행정관이 선임됐다.

황 전 행정관은 더불어민주당 당직자 출신으로 당 기획조정국장 등을 거쳐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전략기획팀장을 지냈다. 지난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가 출범과 함께 청와대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으로 옮겨 조국 전 민정수석과도 호흡을 맞췄다.

펀드·투자 관련 경력은 물론 펀드매니저의 기본 자격증인 투자자산운용사 자격증조차 없는 황 전 행정관이 5년간 20조원 규모로 조성될 뉴딜펀드의 운용을 총괄하는 자리에 오른 것이다.

그는 지난 2019년 3월에도 국내 은행들이 출자해 설립된 구조조정 전문기업 연합자산관리(유암코)의 상임감사로 임명돼 낙하산 논란이 일었는데, 상임감사 임기를 반년정도 남긴 상황에서 또 다시 논란이 야기된 셈이다.

황 전 행정관의 선임은 한국성장금융의 주요 주주인 산업은행이나 주무 부처인 금융위원회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성기홍 한국성장금융 대표와 청와대 고위직 출신 인사의 친분이 인사에 작용된 것이란 추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