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요 핀테크 업체들이 온라인투자연계금융(옛 P2P금융) 중개 서비스를 속속 중단하고 나섰다. 금융당국이 핀테크 등 금융 플랫폼을 통해 P2P 투자 서비스를 연결하는 행위가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유권해석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올해 초 일부 P2P 업체들의 투자 상품에서 손실이 발생하자 이를 광고한 플랫폼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제휴 서비스가 속속 종료된 데 이어 이번 금소법 유권해석까지 겹쳐지면서, P2P 업권의 유명 핀테크 플랫폼을 통한 고객 유인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업계에서는 당장 판로가 막히게 된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온투법 본격 시행과 더불어 1·2금융권 대출 죄기로 인한 반사이익 등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와 뱅크샐러드는 최근 애플리케이션(앱) 내 '투자' 메뉴에 있던 온투업체(P2P) 상품 투자 서비스를 종료했다. 카카오페이는 피플펀드·투게더펀딩, 뱅크샐러드는 어니스트펀드·투게더펀딩과 각각 제휴를 맺은 상태였다. 카카오페이·뱅크샐러드의 이용자가 해당 플랫폼에서 P2P 투자 상품을 살펴본 후 투자하기를 누르면 해당 업체의 홈페이지로 바로 연결되는 식이었다.
카카오페이가 이런 움직임의 발단이 됐다. 금융위원회가 최근 카카오페이의 해당 서비스가 금소법 위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면서, 금융감독원이 관련 업체들에 시정 요구를 했기 때문이다. 핀테크 업체들은 그간 단순 '광고'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런 서비스를 문제없이 제공해 왔는데, 금융위는 '중개'에 가깝다고 봤다.
금소법에 따르면, 금융 상품을 권유하기 위해서는 금융 상품 판매 중개 대리업자로 등록해야 한다. 만약 P2P 등 금융 상품 판매업체가 투자자의 돈을 갚지 않을 경우 대신 갚아줘야 할 책임도 함께 지게 된다. 카카오페이나 뱅크샐러드 등 핀테크 업체들은 금융 상품 판매 중개 대리업자로 등록돼 있지 않아,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페이가 상장을 앞둔 만큼, 금융당국의 문제 제기를 발 빠르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것 같다"며 "P2P 업체들도 정식 금융 제도권에 들어가는 '온투업' 심사가 현재 진행 중인 만큼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 제휴 중단 논의 등 당국의 피드백을 재빨리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앞으로 P2P 투자 상품을 핀테크 업체 플랫폼을 통해 접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질 전망이다. 앞서 올해 초에도 토스, 핀크 등 일부 핀테크 업체는 P2P 업체들과의 제휴 서비스를 대거 종료한 바 있다. 지난해와 올해 초 P2P투자 시장이 위축되면서 손실이 발생한 가운데, 투자자들이 "토스 앱을 보고 P2P 상품에 투자했으니 토스도 책임을 져야 한다"며 집단 소송에 나서는 일이 발생하면서 위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일부 P2P 업체들 사이에선 이번 조처로 당장 우려하는 분위기가 짙다. P2P 업권은 그간 많은 논란이 있었던 가운데, 오는 27부터 금융당국의 심사를 통과한 업체들이 1년의 유예기간을 마치고 '온라인투자연계금융'이란 제도권 금융업권으로서의 첫발을 떼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정식 제도권 금융사로서의 이미지를 가지고 인지도를 늘려나가야 할 텐데, 유명 플랫폼을 통한 고객 유인 창구가 막히게 돼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다른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플랫폼을 통해 고객을 끌어들일 방안을 더 고민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올 하반기 정부의 규제로 1·2금융권의 대출길이 점점 좁아지는 상황에서, 정식 금융사가 된 온투업체들이 반사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연 7~10%, 개인 신용대출 금리 연 5~20% 등으로 금리가 높은 편이긴 해도, 아직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대상이 아니어서 1·2금융권에서 대출이 거절된 소비자가 문을 두드리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어서다.
온투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금융당국의 심사를 통과한 온투업체들은 회사 고유자산과 투자금을 분리 보관해야 하며, 투자지표와 사업상황에 대한 공시 의무도 생긴다. 대출채권이나 원리금 수취권을 담보로 하는 자산을 취급할 수 없어 투자 위험도도 낮아진다.
현재 금융당국에 정식으로 등록된 온투업체는 8퍼센트·렌딧·피플펀드·윙크스톤파트너스·와이펀드·나이스비즈니스플랫폼·한국어음중개 등 총 7개사이고, 이번 주 중 등록 업체 30여곳이 추가로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