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상승폭을 일정 한도로 제한하는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품이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금융당국 주도 아래 출시 한 달이 지났지만 5대 시중은행의 전체 가입 건수는 단 20건에 그쳤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금리상한형 주담대 재출시 후 가입 실적은 총 20건(29억560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은행 중에는 가입 실적이 '0건'인 곳도 있다.
금리상한형 주담대는 지난달 15일 금융당국 주도 아래 15개 시중은행에서 일제히 출시됐다. 금리상승기에 이자 변동 리스크에 노출된 차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변동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차주가 특약 형식으로 가입하면, 금리상승 폭이 연간 0.75%포인트(p), 5년간 2%p 이내로 제한된다. 다만 은행이 금리 리스크를 떠안는 만큼 기존 대출금리에 0.15~0.2%p의 가산금리가 붙는다.
금리상한형 주담대가 관심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아직 변동금리가 낮기 때문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기준 코픽스(COFIX) 연동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2.49∼4.03%로, 은행채 5년물 금리를 따르는 혼합형(고정금리) 주담대 금리 2.89∼4.48%보다 상단과 하단이 0.4%포인트(p) 이상 낮다.
변동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굳이 0.15~0.2%p의 가산금리를 더 지불하면서까지 금리상한형 특약에 가입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대출한도에 대한 영향도 있다. 지난달 시행된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로, 소득 수준에 따라 대출한도가 축소된 상황에서 금리가 0.15∼0.20%p 높은 금리상한형 주담대를 선택하면 대출한도가 줄어든다.
다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리상한형 주담대 가입 수요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한은은 오는 2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0.50%에서 0.75%로 0.25%p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