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농협은행 사옥 전경. /각 사 제공

금융지주들이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달성하면서 순위도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지주가 돈을 벌어들이는 수익 원천이 바뀌면서 올 하반기에도 순위 변동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금융지주와 BNK·DGB·JB 지방금융지주가 올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순위권에 변화가 생겼다.

시중금리 인상으로 모든 은행의 이자수익이 높았던 상황에서 실적 격차는 보험·증권·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에서 벌어졌다.

가장 최근 2분기 실적발표를 마친 지방금융지주를 보면 부동의 지방금융 1위는 BNK금융이다. 올 2분기 2753억원을 비롯해 상반기에만 468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BNK캐피탈과 BNK투자증권을 중심으로 한 비은행 부문 순이익 비중이 작년 21%에서 30% 수준으로 성장했다.

DGB금융은 지난 2019년 이후 2년 만에 지방금융 2위 자리를 탈환했다. 올 상반기 순이익 2788억원을 달성하며, 2784억원을 기록한 JB금융에 앞섰다. 하이투자증권, DGB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의 순이익이 나란히 증가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DGB금융의 상반기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 기여도는 지방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41.6%에 달했다. 최근 인수한 하이투자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8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8% 급증했다.

우리금융은 올해 NH농협금융에 앞서며 4위를 탈환했다. 우리금융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114.9% 늘어난 1조4197억원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물론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 우리종합금융 등 비은행 계열사들이 골고루 성장했다. 우리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을 합산하면 2804억원이다.

농협금융은 필수로 지출하는 농업지원 사업비를 제외할 경우 상반기 순이익이 1조4376억으로, 우리금융보다 약 180억원 앞섰다.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지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경./연합뉴스

우리금융과 농협금융은 4위 자리를 놓고 매년 순위가 바뀌었다. 우리금융은 금융지주로 전환한 2019년 1조872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4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농협금융이 우리금융에 역전하며 4위에 올라섰다.

금융권에선 우리금융이 올해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증권사 계열사를 확보한다면, 향후 금융지주 4위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1위 자리를 놓고 경쟁이 치열하다. KB금융이 올 상반기 전체 기준으로 1위 자리를 수성했지만, 2분기만 보면 신한금융이 앞섰다. 하반기 실적에 따라 올해 순위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

KB금융은 올 상반기 2조4743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신한금융은 2조443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두 지주 간 순이익 차이는 약 300억원에 불과했다.

최근 몇년 간 KB금융과 신한금융은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 반복했다. 지난 2018년 신한금융에 1위 자리를 내준 KB금융은, 지난해 다시 신한금융을 제쳤다.

올 상반기 KB금융이 올해 신한금융보다 순이익 실적을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푸르덴셜생명보험 인수 덕분이다. 지난해 8월 자회사로 편입한 푸르덴셜생명의 상반기 순익은 19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9.1% 급증했다.

수익구조는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은행 비중이 각각 53%, 54.8%로 비슷했다. 보험과 증권 순이익은 KB금융, 카드 순이익은 신한금융이 앞섰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로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금융지주들이 비은행 계열사 경쟁력을 얼마나 갖추는지에 따라 올 하반기에 순위가 바뀔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