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생명보험사들이 실손보험 가입 요건을 강화하고 있다. 생명보험사들의 실손의료비보장보험(실손보험) 판매 중단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형사들도 사실상 실손보험 판매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실손보험 가입을 문의하는 소비자에게 '최근 2년 내에 병원 진료를 받은 적이 있다면 가입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 소비자가 수술이나 입원, 만성질환이 아니라 단순 감기몸살, 소화불량, 가벼운 외상으로 외래 진료를 받았을 경우에도 가입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생명에 이어 업계 2위인 한화생명도 2년 이내 병원 진료 이력이 있는 경우, 실손보험 가입을 거절하고 있다. 업계에선 대형 생명보험사들이 과도한 심사 조건을 내세우는 것이 사실상 판매 포기에 가깝다고 해석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실손보험 판매를 포기하는 생명보험사는 꾸준히 늘었다.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7개 생명보험사가 실손보험 판매를 포기했다. 지난달 29일에는 ABL생명이 이달부터 도입된 4세대 실손보험을 출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ABL생명 전에는 미래에셋생명과 동양생명이 판매를 중단했다.
이밖에도 삼성화재에선 2년간 진단, 수술, 입원, 실손 등 명목으로 받은 보험금이 모든 보험사를 합쳐 50만원을 초과하면 이달부터 실손보험에 가입할 수 없다. 지난달에는 100만원이던 기준 보험금 수령액을 절반으로 줄인 것이다. 삼성생명은 보험금 수령액이 100만원을 넘으면 실손보험 가입이 불가하다는 조건을 새로 추가했다.
한편, 생명보험사들을 중심으로 4세대 실손보험 출시나 기존 상품 가입자 전환 일정이 부분적으로 지연되고 있다. 삼성생명은 개정 작업을 이유로 인터넷 채널 판매를 19일까지 일시 중단했다. 한화생명은 온라인 채널 판매를 20일쯤 재개할 예정이다. 두 회사를 비롯해 흥국생명, NH농협생명, 한화손해보험에서 기존 1~3세대에서 4세대 갈아타기는 이달 중이나 다음 달부터 가능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