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위치했던 충청은행 본점./연합뉴스

충청권 지방자치단체가 오는 2023년을 목표로 지방은행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998년 IMF사태 이후 역사에서 사라졌던 충청은행이 25년 만에 부활할지 금융권의 관심이 쏠린다.

23일 충청남도에 따르면 충청남도·충청북도·대전시·세종시 등 4개 시·도가 오는 9~10월 중으로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 논의를 위한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충청권 4개 시도가 지역은행 설립 협의회를 구성, 공청회 개최를 통해 도민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충청권 은행 설립 타당성 연구 용역을 발주하고 범 충청권 설립 추진단을 구성하겠다”라고 밝혔다.

앞서 충남도는 지난 3일 지역금융 활성화 방안 마련 토론회를 개최하고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 추진을 제의한 바 있다. 또 최근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4개 시·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 필요성’ 여론조사도 이번 주 중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3일 서울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지역 금융 활성화 방안 전문가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충남도 제공

현재 전국적으로 지방은행은 부산·대구·경남·광주·전북·제주은행 등이 있다. 충청권과 강원권만 지방은행이 없는 상황이다. 과거 충청권 지방은행이었던 충청은행은 1997년 IMF 구제금융 사태 당시 진행된 금융 구조조정으로 이듬해 6월 퇴출됐다.

지방은행이 사라지자 충청지역 금융 시스템이 무너지며 자금이 외부로 새어나가고, 지역경제가 낙후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게 충남도의 판단이다. 실제 지난 2019년 충청도 도내 지역내총생산은 114조6419억원으로 전국 3위지만, 역외유출 규모는 25조477억원으로 전국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앞으로 충청권 은행 설립을 위한 여론이 형성되더라도 자본금 확보 및 운영 주체 결정 등 과제는 산적했다. 특히 은행법상 지방은행 설립을 위해선 최저자본금이 250억원인데, 원활한 영업을 위해서는 2500억원 이상의 초기 자본금이 필요하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이에 충남도는 오프라인 영업점포를 최소화하고 인터넷은행 시스템을 융합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또 BNK금융지주, JB금융지주 등 다른 지방금융 지주를 통한 충청권 은행 설립 가능성도 열어뒀다.

충남도 관계자는 “충청권 은행 설립 준비를 원활히 마치고 오는 2023년 금융당국에 허가를 신청할 것”이라며 “설립 주체나 운영 방식 등은 다양한 방안을 생각하고 있고 용역을 통해 최적화된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