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이 주택 대출 옥죄기에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이 더 늘지 못하게 시중은행에 대출 총량 관리 압박을 하고, 은행 내부적으로도 대출 물량 한도가 한계란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인터넷은행이 숨통을 틔울지 주목된다.
◇신한·우리·NH농협 이어 KB국민·하나도 대출 축소 동참할까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우리·NH농협은행이 최근 주택 관련 대출 우대금리를 축소하거나 일부 대출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먼저 농협은행은 이날부터 모기지신용보험(MCI) 대출, 모기지신용보증(MCG) 대출 상품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재개 시점은 미정이다.
MCI·MCG는 주택담보대출과 동시에 가입하는 보험이다. 이 보험에 가입한 대출자는 주택담보비율(LTV) 만큼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보험이 없으면 소액임차보증금을 뺀 금액만 빌릴 수 있다. 보험 연계 주택담보대출 상품이 사라지면 그만큼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아울러 농협은행은 오는 16일부터 전세자금대출(이하 전세대출) 우대 금리를 1.0%에서 0.2%포인트(p) 축소해 0.8%로 줄어든다. 신한은행도 지난 3월부터 MCI·MCG 대출을 중단한 상황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3월 전세 대출 상품 금리를 높인 데 이어 지난달에도 전세대출 시 우대 금리 조건 중 절반 이상을 없앴다. 우대 금리 최대 한도는 1.0%p에서 0.5%p로 축소됐다. 이번 달 까지는 모든 전세대출 상품의 신규 취급을 제한한다.
KB국민·하나은행의 경우 최근 주택 관련 대출 축소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모기지 축소와 관련해 전혀 검토되고 있는 것은 없고 은행마다 상황이 다르다"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도 "대출 물량 관리가 잘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금융권 일각에선 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대출 금리 상승 분위기가 지속되면 이 같은 흐름에 동참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17일 금융권 임원들을 불러 가계대출 관련 당부사항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각 은행에 내리는 가이드에 맞춰 여신 성장 속도를 조정할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인터넷은행 주택담보·전세대출 금리, 시중은행보다 저렴
모든 시중은행이 주택 관련 대출 축소 움직임에 동참하면 일부 고객들이 인터넷은행으로 발길을 돌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인터넷은행은 대출 규모를 키워나가는 초기 시장인 만큼 금융당국의 총량 규제 압박이 적다.
실제 올 상반기 기준으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를 합친 여신 규모는 25조원 수준으로 시중은행에 비해 미미하다. 인터넷은행 업계는 대출잔액 가계부채 관리 규제, 시장상황 등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여신 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특히 인터넷은행은 모든 절차를 비대면으로 진행하면서 대출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용이 절감되기 때문에 금리가 저렴하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3일 기준으로 전세대출 금리를 금융권 최저 수준인 1.99%로 제공한다.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의 평균 금리는 2.48%다.
케이뱅크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도 2.27%로 국내 18개 은행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케이뱅크는 올 하반기 처음으로 전세대출 상품도 출시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전세대출 상품 개발이 거의 마무리 된 상황으로 이른 시일 내 출시한다는 목표"라며 "상품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타 은행보다 낮은 금리로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9월 말 공식 출범하는 토스뱅크도 전세대출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