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구단을 맞추면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신한은행 프로야구 적금·정기예금 상품이 4년째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는 두산베어스와 NC다이노스가 근소한 차이로 1·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까지 매년 두산이 압도적 1위를 보여왔는데, 은행 예·적금 상품 가입 추이에서 판도가 바뀐 것이다.

KBO리그 타이틀스폰서인 신한은행은 2018년부터 프로야구 적금 및 정기예금 상품을 출시해 왔다. 가입자가 응원하는 팀을 선택해 그 팀의 이름으로 된 적금이나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방식이다. 선택한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 우대금리가 제공된다.

정기예금의 경우 300만원부터 최고 1억원까지 가입할 수 있는데, 기본 이자율에 더해 선택 구단이 우승할 경우 0.15%포인트(P)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적금 상품은 월 1000원에서 50만원까지 가입할 수 있다. 기본 이자율은 연 1%에, 구단 성적에 따라 1.4%P 우대금리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선택한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면 1%P,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하면 0.2%P, 6월 30일까지 가입하면 0.2%P의 우대금리가 주어지는 것이다.

그래픽=송윤혜

12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29일 출시된 정기예금 상품은 한달 만인 4월 29일 1조원 한도가 모두 소진돼 판매를 마쳤다. 정확한 판매 금액은 1조102억원이다. 해당 상품의 완판은 출시 이후 4년 연속 이뤄지고 있다. 2018년 8만7722건, 2019년 11만2680건, 2020년 5만5037건에 이어 올해 6만2175건을 기록한 것이다.

0.15%P 우대금리를 차지하기 위해 예금 가입자들은 두산베어스(35.8%)를 가장 많이 택했다. 금액으로는 3650억원가량이다. 하지만 예년과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2018~2020년 두산은 60~70%의 가입자를 끌어모으며 매년 압도적 1위를 차지해 왔지만, 올해는 작년 우승팀인 NC다이노스(33.5%)가 2위를 차지해 그 뒤를 바짝 따라붙었다. 금액으로는 3410억원이다.

3위는 신생 구단인 SSG랜더스(11.8%)가, 4위는 시즌 중반 현재 최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LG트윈스(7.6%)가 차지했다. 그 뒤를 삼성라이온즈(3.4%), KIA타이거즈(3.3%), 롯데자이언츠(1.5%), 한화이글스(1.3%), 키움히어로즈(1.2%)가 이었다. 가장 순위가 낮은 곳은 KT위즈(0.5%)였다.

어린이날인 5일 오후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관중들이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를 보기 위해 부산 사직야구장 관람석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도가 따로 없는 적금 상품은 정규시즌 막바지까지 판매된다. 지난해에는 13만4311좌로 역대 가장 많이 판매됐는데, 올해는 지난 9일 기준 해당 기록의 절반 수준인 6만2175좌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적금 상품의 가입 추이에서도 가입자들이 예측한 우승 구단 순위는 비슷하게 나타났다. 같은 날 기준 1·2위는 두산베어스(24.8%)와 NC다이노스(24%)였다. SSG랜더스(13.8%), LG트윈스(12.9%), 삼성라이온즈(8.2%), KIA타이거즈(5.5%), 한화이글스(3.2%), 롯데자이언츠(3.1%), 키움히어로즈(2.8%), KT위즈(1.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은행 관계자는 “최근 초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0.15%P의 우대금리도 아주 유리하게 느껴질 수 있다”며 “야구팬들뿐만 아니라 재테크를 노리는 가입자까지 유입되면서 매년 판매량이 늘고 있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