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국내 ‘3호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탄생한 가운데,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가 중·저신용자 겨냥 대출 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토스뱅크는 금융당국에 향후 3년간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44%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30%대 초반을 내세운 기존 인터넷은행 2곳에 비해 공격적인 수치다. 그는 토스뱅크가 개발한 자체 신용평가모형(CSS)을 구동해본 결과 이것이 충분히 현실성 있는 목표치임을 강조했다.

홍 대표는 9일 오후 토스뱅크 사업 계획과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금융위원회가 토스뱅크 은행업 본인가를 의결한 직후 진행됐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가 9일 오후 토스뱅크의 은행업 본인가 획득과 관련한 기자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 제공

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 비중을 크게 확대할 수 있는 비결로 자체적으로 구축한 CSS의 차별점을 들었다. 홍 대표는 “1금융권 경험뿐만 아니라 전 금융권에서 수년간 쌓인 금융 데이터를 확보했고, 이를 기존 방식이 아닌 딥러닝·머신러닝 등 최신의 방식으로 분석했다”고 말했다. 그는 “신용등급으로 봤을 때 4등급 이하 중·저신용자 비중은 전체의 80%를 차지했는데, CSS 적용 시 30%는 등급 상향을 이뤄냈다”며 “그중 절반 정도는 고신용자로 올라섰다”고 했다.

토스뱅크는 향후 5년간 1조원 정도의 자본을 추가 증자하기로 계획했다. 매년 약 2000억~3000억원 수준을 목표로 한다. 홍 대표는 “사업 출시했을 때 생각보다 모객이 많이 돼서 빠른 증자가 필요할 경우 언제든 시행 가능하도록, 모든 주주와 긴밀하게 협의를 해둔 상황”이라며 “당장은 아니지만 증자 과정에서 기업공개(IPO)를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 방식도 열려있는 선택지”라고 말했다.

현재 총 자본금 2500억원인 토스뱅크의 주주로는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34%)를 비롯해 하나은행(10%), 한화투자증권(10%), SC제일은행(6.7%), 웰컴저축은행(5%) 등 금융사들이 포진돼 있다. 중·저신용자와의 접점이 있는 이랜드(10%), 중소기업중앙회(9.99%)와 보안·인증 분야에서 협력 가능한 한국전자인증(4.01%)도 참여했으며, 해외 벤처캐피탈(VC)인 알토스벤처스(4.5%), 굿워터캐피털(4.5%), 리빗캐피털(1.4%) 등도 있다.

토스뱅크. /비바리퍼블리카 제공

토스뱅크는 인터넷은행을 위해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앱)을 새로 출시하지 않고, 기존 토스 앱에 담는 ‘원 앱(One-app) 전략’을 펼치기로 했다. 홍 대표는 “2000만명이 사용하는 금융 앱 토스 가입자의 편의성·접근성을 고려했고, 별도 앱을 출시할 때 쏟아야 하는 마케팅 비용을 아껴 고객의 혜택으로 되돌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토스 앱이 다운되더라도 토스뱅크의 서버는 독립적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사용 가능하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기존 토스 고객 중 월 한번 이상 토스 앱에 접속하는 ‘월간 활성 유저’가 1100만명”이라며 “구체적인 수치를 말할 순 없지만, 이에 근접하는 고객을 토스뱅크 사용자로 전환하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홍 대표는 토스뱅크의 기본 방향성에 대해 “‘은행은 누군가에게 왜 문턱이 높은 것이고, 왜 비슷한 상품을 내놓으며, 은행의 상품은 왜 이해하고 선택하는 것이 여전히 어렵느냐'는 세 가지가 고객들이 불편해하는 지점이라고 결론 내렸다”며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풀어내 나가겠다”고 말했다.

토스뱅크 서비스는 이르면 9월, 늦어도 10월 초 토스 앱에서 선보여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