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이 한국에서의 소매금융 시장 철수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매각 공식화 초기와 달리 일부 금융사들이 속속 관심을 드러내는 분위기다. 한 금융사는 인수 의향서(LOI) 제출을 아직 고려 중이라는 의견을 한국씨티은행 측에 피력하면서, 당초 지난달 말까지로 예정된 마감 일정이 3일 이사회 직전까지로 미뤄지게 됐다.

씨티은행은 기존 고객 이탈 방지의 일환으로 예금금리를 올리고 대출금리는 낮추는 등 매각 전 소매금융 분야 매력도를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당초 지난달 31일까지로 예정됐던 인수 의향서 접수 마감 일정을 3일 오후 열리는 이사회 직전까지 미루기로 결정했다. 한 씨티은행 관계자는 "인수 의향서 제출 여부에 대한 결정을 확정짓기 위해 조금 시간을 달라고 요청해 온 곳이 있었다"며 "당초 마감일과 상관 없이 이사회 직전까지 의향서를 받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한국씨티은행 본점. /연합뉴스

씨티은행은 다음날 소매금융 철수 논의와 관련한 두번째 이사회를 연다. 이 자리에서 인수 의향을 밝힌 금융사에 대한 검토와 함께 통매각·분리매각 등 매각 방식에 대한 의견을 공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씨티은행은 지난 4월 27일 첫 이사회를 소집한 바 있으나, 매각 방식 등에 대한 결론을 뚜렷하게 내리지 못했었다.

관계자들은 인수전 초기와 달리 씨티은행 매각에 대한 금융사들의 관심도가 비교적 높아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은행 두곳에서 인수 의사를 밝혔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며 "고객군이 겹치는 시중은행보다는, 수도권 진출 전략에 골몰하는 지방은행이 씨티은행 인수에 눈독을 들이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예비 실사 참여를 논의 중"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씨티은행은 매각 전 기존 고객 이탈을 막고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움직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 상품인 '씨티 레벨업통장'에 대해 신규 가입 우대 이율을 0.1%포인트(P) 올린 0.6%로 적용하기 시작했다. 지난달에는 최대 2%의 세전 특별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예금 이벤트를 진행했다.

대출상품의 금리는 전반적으로 인하했다. 씨티은행은 지난달 신용대출 금리를 두 차례 인하했고, 전문직 대상 금리도 0.05%P 내렸다. 가계부채 관리 등을 위해 여타 시중은행이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일부 카드 상품에서는 혜택을 확대하고 나섰다. 지난 1일부터는 '씨티 NEW 캐시백 카드'를 삼성페이·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로 등록해 사용시 월 최대 1만5000원까지 7%를 적립해주는 혜택을 새로 제공하기로 했다. 결제 금액의 최대 20%까지 포인트가 적립돼 '혜자 카드'로 꼽혀 온 '씨티 리워드'의 경우, 비용 효율화를 위해 혜택을 재정비하는 작업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금융위원회, 국회 앞에서의 씨티은행 소매금융 철수 반대 관련 1인 피켓시위. /한국씨티은행 노동조합 제공

소매금융 철수 논의가 진전되고 있는 가운데, 노조의 반발은 커지고 있다. 이날 한국씨티은행 노동조합은 "졸속 부분매각이나 청산(자산 매각)에 결사 반대한다"며 "만약 사측에서 통매각이 아닌 부분매각 또는 자산매각 방식으로 진행한다면 노조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대대적인 전면전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노조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은행 경영진은 이번 매각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최종 인수자 결정을 포함한 전체 과정에 있어 노동조합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