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국군장병라운지에 있는 장병들 모습. /연합뉴스
OO부대 △△병장이 코인 대박나서 제대할 때 1억 들고 나갔데요.
이 같은 소문이 도는 전방의 한 육군부대에서 상병으로 근무 중인 장병 A씨는 가상화폐(코인) 투자를 시작했다. 적은 월급으로 적금을 유지해봤자 최종 수령 금액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서다. 주말과 평일 저녁에는 스마트폰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 주변 동료들도 주식과 코인 투자 삼매경에 빠졌다.

국군 장병이 시중은행의 군인전용 고금리 정기적금 가입 대신 주식과 가상화폐 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

20일 국방부에 따르면 '장병내일준비적금' 가입자는 지난해 9월 33만여명으로 정점을 찍고 나서 올해 3월 기준으로 약 30만명까지 감소했다. 같은 기간 월 납입금 규모는 941억원에서 874억원으로 줄었다.

그래픽=이민경

장병내일준비적금은 정부가 주요 시중은행들과 함께 국군 장병의 목돈 마련을 지원하고자 지난 2018년 출시한 정기적금 상품이다. 이 상품은 기본금리 연 5%로 월 최대 적립 한도인 40만원을 육군 복무기간인 18개월간 적립한다고 가정할 때 748만5000원을 수령할 수 있다.

0%대 저금리 시대를 감안하면 높은 이율이다. 그러나 최근 몇몇 주식 종목과 가상화폐 시세가 하루에 수십, 수백프로 씩 오르는 상황에서 군 장병이 이율 5%에 만족하지는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장병내일준비적금을 운영하는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내부 직원들도 예적금 대신 주식과 코인 투자에 더 관심이 많은데 군인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투자를 위한 목돈이 충분하지 않은 일부 장병이 적금을 해지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군부대 내 스마트폰 사용 자유화가 이뤄진 지난해 7월 이후부터 가상화폐 관련 카페와 커뮤니티에서 군인들의 투자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제대를 석 달 앞둔 한 장병은 "사회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 위한 돈이 필요해 투자에 나섰다"면서 "주식은 예약 매수를 통해 장기투자 하고, 코인은 소액으로도 24시간 단타 할 수 있어 심심할 틈이 없다"라고 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최근 주식 시장의 하락이 우려되고, 가상화폐 시장도 변동성이 커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군 장병은 일과 시간에 스마트폰 사용이 제한되는 만큼 민간인처럼 빠른 대응이 불가능하다. 가상화폐거래소 관계자는 "먹튀를 계획하고 발행하는 스캠(사기) 코인이 늘어나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는 오는 10월부터 장병내일준비적금' 가입자에게 1%포인트 추가금리를 지원하며 이자가 연 5%에서 6%로 늘어난다. 가입 대상도 기존 현역병에서 대체복무요원까지 확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