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신한은행이 약 140억원을 투자해 음식주문 배달앱 플랫폼을 구축한다. 이달 안에 외부 개발 업체 선정을 완료하고 올 하반기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배달앱 플랫폼 구축 예산인 140억원 중 인프라 운영비(5년)는 40억원으로 책정됐다. 앱 순수 개발비만 100억원이 드는 셈이다.

은행권에서 비금융 관련 앱 개발에 100억원 이상을 투입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우리은행의 대형 프로젝트였던 모바일 메신저 ‘위비톡’ 개발비도 수십억원 수준이었다.

신한은행 배달앱 개발비는 경쟁 서비스와 비교해도 큰 금액이다. ‘배달의민족’, ‘요기요’와 같이 기업에서 개발한 배달앱의 초기 서비스 비용은 수억원으로 알려졌다. 지역 기반 배달앱 중 성공 사례로 꼽히는 ‘배달의 명수’ 개발비도 1억3000만원이었다.

노브랜드 버거 매장에서 직원이 배달 기사에게 상품을 건네주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 “배달앱은 혁신 금융을 위한 새로운 시도로, 신규 유입 고객이 필요로하는 부가 기능과 서비스 연계를 위한 비용까지 예산에 책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기존 배달앱과의 서비스 차별화를 위해 소상공인 금융 지원 혜택을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 예로 신한은행 계좌 기반 결제 시 실시간 정산이 가능해져 가맹점 소상공인들이 매출 대금을 빨리 확보할 수 있다. 금융상품 대출 이용 시에도 우대 금리를 제공하고, 배달기사를 위한 전용 대출 상품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이 배달앱 시장에 뛰어든 것은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해서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국내 음식 배달 산업은 12조원 규모로, 배달앱이 전체 시장의 10%도 대체 못하고 있다. 또 신한은행은 배달앱을 통해 비금융 데이터 확보가 가능해져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당장 배달앱 시장에서 큰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보다는 유통 관련 데이터 확보를 통해 생활금융 서비스와 같은 먹거리를 찾으려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