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700조원을 코앞에 두고 있다. 가계부채를 줄이라는 금융당국의 요구에도 은행들의 가계대출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NH농협·우리 등 5대 은행의 지난 4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90조8622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인 3월 말(681조6357억원)보다 약 9조원이 증가했다.

최근 대출 우대 금리 혜택들이 폐지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는 주춤하는 모양이지만, 개인신용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은행 창구.

지난 4월말 5대 은행의 개인신용대출은 142조2279억원으로, 지난달(135조3877억원) 대비 약 7조원 증가했다. 당국이 은행권 신용대출 총량관리 목표로 제시한 월 증가액 2조원대를 3배 이상 넘어섰다.

개인들이 빚을 내 주식과 가상화폐 등 빚투에 나서면서 대출 규모가 늘어났다. 특히 최근 SK아이이티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청약 열기도 신용대출 폭등의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SKIET의 공모자금(청약증거금)은 80조5366억원으로, 사상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이와 함께 오는 7월부터 규제 지역에서 6억원이 넘는 집에 대해 주담대를 받거나 1억원 이상 신용대출을 받을 때 DSR 40% 규제가 적용되는 점도 신용대출의 증가세로 이어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규제로 갈 곳 없는 유동자금이 최근 공모주 등으로 이동하는 분위기”라며 “당분간 신용대출은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일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