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8~12일) 국내 증시는 미국의 물가 지표 발표와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스페이스X는 12일 나스닥 시장에 사상 최대 규모의 IPO를 준비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상장을 통해 약 750억달러(약 112조원)를 조달할 계획인데, 상장 시 기업 가치는 최대 1조7500억달러(약 266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미국 증시가 인공지능(AI)·반도체 기술주 중심으로 급락한 가운데 국내 증시도 반도체 기업 위주의 약세가 나타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지난 5일(현지 시각) 뉴욕 3대 지수는 S&P500,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나스닥 종합지수가 전거래일 대비 일제히 하락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는 7383.74로 2.64% 하락했다. 다우존스와 나스닥종합지수도 5만866.78, 2만5709.43로 각각 1.35%, 4.18% 떨어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이날 10.3% 급락해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13.25% 하락했고, 샌디스크와 웨스턴디지털도 각각 11.39%, 11.06% 내려갔다. 인텔과 AMD 역시 11.28%, 10.86% 떨어졌다.
10일과 11일 각각 발표되는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도 핵심 변수로 꼽힌다. 블룸버그는 미국 5월 CPI가 전년 대비 4%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17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발표되는 물가 지표인 만큼, 시장의 민감도가 높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한국 주식시장은 물가·환율 상승 우려와 스페이스X 상장에 따른 수급 우려, 실적 모멘텀 공백기 등으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달 중순부터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알파벳 등 글로벌 빅테크의 투자 의지가 강한 만큼, 여전히 국내 AI 인프라 수혜주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도 아직 추세 훼손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며 "미국 브로드컴 실적 발표 후 차익실현이 나타났지만 이는 AI 수요 둔화보다는 높아진 기대치 대비 가이던스 상향폭이 부족했던 데 따른 실망 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재원 연구원은 "알파벳의 대규모 설비투자(Capex) 확대는 AI 인프라 투자 장기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며 "AI 서비스 수요가 공급 능력을 초과하는 환경이 이어진다면 HBM, 메모리, AI 서버, 전력 인프라 등 한국 밸류체인에 대한 긍정적 시각은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준 연구원도 "최근 알파벳이 AI 인프라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800억 달러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밝혔다"며 "빅테크 자금 조달 계획 발표를 통해 AI 투자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AI 인프라 투자 수혜 역시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 지수가 7800~8900포인트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주(6월 1~5일) 국내 증시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방한과 대형주 중심의 랠리에 힘입어 코스피 지수가 8800선을 뚫고 신고가를 경신했다. 젠슨 황 CEO의 방한 소식에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 엔비디아와 인공지능(AI) 파트너십이 기대되는 기업들이 지수를 견인했다.
하지만 지수 상승이 반도체 기업 위주로 일부 종목에만 집중되는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큰 변동성을 보였다. 지난 5일에만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5% 넘게 폭락하면서 8100선으로 주저앉았다. 코스닥 지수도 하루 만에 4% 이상 빠지면서 1000선 아래로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