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다시 상승 랠리를 시작하며 국내 주식 시장의 수급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여유 자금을 가진 가계 역할이 커지면서 개인 자금이 증시를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증권가의 분석이 나온다.
아직까지는 개인 자금이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와 비교하면 단기 매매 성향이 강하지만, 퇴직연금의 증시 유입 등으로 개인의 투자 성향이 변화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상연 신영증권(001720) 연구원은 "퇴직연금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세제 기반 투자 수단의 확대, ETF를 중심으로 한 간접투자 시장의 성장, 그리고 정책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자본시장 활성화 기조를 고려할 때 개인 자금이 직접 투자에서 간접 투자로 이동하며 기관화되는 흐름이 강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단기 매매 성향에서 장기 매매 성향의 개인 투자자의 자금이 변화한다면 시장 수급의 변동성을 완화하고,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를 축소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최근 정부는 부동산 등 비금융자산에 집중된 가계 자산을 금융자산으로 전환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국민성장펀드 조성, 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IMA) 활성화, 국내형 기업성집합투자기구(BDC) 도입 등이다.
특히 가계 예금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투자 심리가 개선되면 국내 증시로 유입될 잠재 대기 자금은 충분하다는 증권가의 분석이 나온다.
올해 2월 기준 가계 예금은행 원화예금은 148조5000억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이 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수 있는 잠재 대기 자금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한다.
개인 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 역시 마찬가지다. 이 연구원은 "현재의 해외 주식 투자 확대를 국내 자금의 이탈로만 볼 것이 아니라 향후 국내 증시로의 유입 가능성을 내포한 잠재 자금으로 해석하는 것이 보다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추후 국내 증시의 이익 모멘텀(상승 동력) 개선, 정책적 지원 확대, 시장 변동성 완화가 동반될 경우 기존 해외에 배분됐던 자금의 일부가 국내로 재유입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의미다.
과거에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가 증시를 주도했다면 최근에는 개인 투자자의 참여가 확대되면서 증시 수급의 중심축이 점차 이동하는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2020년 이후 개인 투자자의 직접 투자가 증가한 데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자금 유입 경로 역시 한층 다양해졌다.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확대되면 지수의 변동성이 커지는 요인으로 해석됐지만, 최근의 환경 변화로 이런 인식을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