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에 'S(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당장 우리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경제에 비상벨이 울리고 있다. 성장률이 둔화하는 가운데 물가 상승 압력은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줄곧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미국 경기 둔화는 우리 경제에 미치는 여파가 적지 않다. 가뜩이나 중동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으로 치솟았고, 원·달러 환율은 1500원 수준까지 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주간거래에서 1500원을 넘은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9년 3월 이후 17년 만이다.
방인성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은 작다고 보지만,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둔화되는 가운데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S의 공포'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발표된 경제 지표 중 지난해 4분기 미국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시장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 지표는 전 분기 대비 0.7% 성장하며 지난달 발표된 속보치인 1.4%에서 정확히 절반 수준으로 대폭 하향 조정됐다. 방 연구원은 "성장 여력이 급격하게 꺾인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물가 상승 압력도 심상치 않다. 중동 전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국제 유가가 치솟고 있는데, 이는 곧 물가 지표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미 연준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이달 17~18일(현지 시각) 개최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당장은 동결되겠지만, 스테그플레이션의 공포가 커지는 상황에서 연준의 정책 결정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우리 경제는 대외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는 구조다. 미국 경기 둔화 가능성과 연준의 정책 방향, 국제 유가와 환율은 우리 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
다만 대내외 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진성 흥국증권 연구원은 "한국 경제는 2%대 성장 회복이 기대된다"며 "반도체 슈퍼 사이클을 바탕으로 수출이 전체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인프라 투자 확충 계획에 따른 정책 시차가 반영되며 K자형 회복 양상을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론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맞이해 관련 종목 수혜가 예상된다. 강현기 DB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총 시즌에는 3차 상법 개정안에 따른 자사주 소각 발표 기업이 상당할 것"이라며 "자사주 보유 비중이 높아 소각 결정이 나올 수 있는 지주사와 금융 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