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버블론이 국내외 증시를 뒤흔드는 가운데 홀로 웃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있다. 미국과 국내 증시가 기술주 중심으로 급등할 땐 주목받지 못했지만, 지수가 급등락하면서 조정을 받는 최근 유독 선방하고 있는 'KIWOOM 미국테크100월간목표헤지액티브 ETF'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처음으로 '프로텍티브 풋(Protective Put)' 복제 전략을 미국 기술주에 접목해 지난 7월 이 ETF를 출시했다. 출시 당시엔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미국 나스닥 지수가 크게 흔들린 최근 한 달에는 뚜렷한 하락 방어 효과를 입증하면서 선전하고 있다.

이경준 키움투자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이 지난 7월 'KIWOOM 미국테크100월간목표헤지액티브'의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권오은 기자

이 ETF의 가장 큰 특징은 미국 기술주 대표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면서 손실은 피하는 것이다. 주가가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수익을 낼 수 있는 풋옵션을 매수하면 이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 해당 ETF는 풋옵션을 직접 매수하는 대신 주식과 채권 비율을 조절해 옵션 효과를 복제하는 '델타 헤지' 기법을 사용한다.

지수가 오를 땐 주식 ETF처럼 움직이고, 지수가 하락하거나 급등락할 땐 채권 ETF로 변하는 식이다. 포트폴리오보험전략을 활용해 전월 말 종가(미국 시장 기준)를 일종의 수익 보존 목표인 '월간 목표 방어선'으로 설정한 후, 한 달 동안 매일 시장을 모니터링하며 주식과 채권 비중(0~95%)을 조절해 수익률이 방어선 아래로 하락할 가능성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됐다.

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과 채권 투자 비중이 자동으로 조정되기 때문에, 지수가 상승할 땐 주식 비중이 커지고 지수가 하락하면 채권 비중이 높아지는 구조다.

7월 22일 처음 상장됐는데, 지난 4개월 동안 10.27%의 수익률을 냈다. 나스닥 지수가 0.59% 하락한 최근 한 달(21일 기준) 수익률은 2.89%다.

KIWOOM 미국테크100월간목표헤지액티브는 미국 기술주의 배당과 미국 단기채 이자 수익을 활용해 매월 말일 분배금을 지급하는 월배당 ETF이기도 하다.

이 ETF를 만든 이경준 ETF운용본부장은 "투자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손실 회피'와 '수익 참여'의 균형에 초점을 맞췄다"며 "헤지펀드가 주로 사용하는 위험 관리 전략을 개인 투자자도 손쉽게 활용해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