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의 첫째 날부터 코스피·코스닥지수 모두 1% 넘는 낙폭을 기록했다. 시장에선 '9월 효과'가 다시 언급됐다. 9월 효과는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역사적으로 월별 상승·하락률을 따져봤을 때 9월에만 부진했던 것에서 비롯했다.
특히 최근 5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세계 지수 기준으로 9월에만 -4%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증시에 9월이 연중 최악이었다. '황무지'의 첫 구절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 주식시장에선 '9월은 가장 잔인한 달'로 불리는 까닭이다.
물론 9월 효과가 평균의 함정일 뿐이라는 주장도 있다. 1929년 '대공황',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 2022년 금리 인상 쇼크와 같이 9월에 발생한 예외적 사건이 수익률을 끌어내려 유난히 부진한 것처럼 보일 뿐 계절성은 없다는 취지다. 켄 피셔 피셔인베스트먼트 회장은 최근 9월을 앞두고 어차피 한 달만 투자할 것이 아닌 만큼 투자 자산의 미래 성장성 등을 점검하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다만 얇은 수급은 한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 여름휴가 시즌 마무리와 함께 기업 법인세 납부, 유대교 신년제 로쉬 하샤나(Rosh Hashanah) 등이 겹쳐 수급이 빡빡해지면서 시장이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측면이 있다는 게 그동안 9월 효과의 논리였기 때문이다.
올해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수급과 관련한 위기감이 더 크다. 김경훈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역레포(RRP) 잔고가 모두 소진된 점을 주목했다. 역레포 잔고는 은행이나 금융기관이 연준에 맡긴 돈의 양을 말한다.
김 연구원은 연준이 양적 긴축(QT)을 이어가는 중에 역레포 잔고가 고갈하면 예치준비금을 갉아먹기 시작하고, 재무부의 신규 국채 발행 수요를 민간 금융기관이 떠받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국채 입찰 결과 등에 따라 시장금리가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취지다.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가 시장에 반영돼 있는데, 의존도가 과도하다는 의견도 있다. 최종 금리 수준과 시점을 두고선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BNY(뉴욕멜론은행)는 여름 랠리 자체가 금리 인하 기대에 크게 의존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9월 FOMC에서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어조가 강화하면 단기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BNY는 특히 낙관론 탓에 투자자들이 경기민감 업종 비중을 확대하고, 방어주 비중을 축소했으며 레버리지(차입금 등 지렛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위험을 반영하지 않아 작은 충격에도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진짜 위기는 예고 없이 닥치는 만큼 9월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잔인한 달일지, 평범한 달일지 장담할 수 없는 순간엔 최소한 투자 포트폴리오와 현금 비중 등을 점검해보는 것이 좋겠다. 충격이 닥쳤을 때 선택지가 투매와 견디기뿐이어서는 안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