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점을 뚫을 듯하던 코스피지수가 한 달가량 3200선 위아래에서 움직이고 있다. 그사이 미국 나스닥지수나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지수) 등은 신고점을 찍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세제 개편안 발표 시기와 맞물리면서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빈축을 산 것 중 하나가 배당소득 분리과세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배당소득을 다른 이자 소득 등과 합산하지 않고 따로 낮은 세율로 세금을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세제 개편안에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 세율을 38.5%(이하 지방소득세 포함)로 적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존의 금융소득 종합 과세 최고 세율 49.5%보다 11%포인트 낮다.

정부 입장에선 분리과세라는 '특혜'에도 볼멘소리를 낸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38.5%가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낮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개인 배당소득 최고세율은 24.4%다. 미국과 일본은 각각 23.8%, 20.3% 수준이다. 시장이 기대했던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의 최고세율 27.5%도 평균보다 높은데, 이보다 더 높은 최고세율을 투자자가 혜택이라고 느끼기 어렵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외에도 법인세 인상,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인 대주주 기준 강화 등 세제 개편안의 여러 쟁점을 두고 밀고당기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이 주식 가치 재평가를 위한 필수 과제로 꼽았던 상속·증여세 문제는 아직 발도 못 뗐다.

국내 증권사는 물론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정책 동력을 고려해 올해 코스피지수 상단을 3500~3800으로 제시했다. 거꾸로 보면 정책 동력이 약해지면 코스피지수가 지금 수준에서 횡보하거나 내릴 수 있다는 뜻이다.

당장 HSBC는 한국 증시가 그동안 많이 올랐다며 '비중 축소(Underweight)' 의견을 냈다. 로이터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도 고객에게 보낸 노트에 헤지펀드들이 8월 들어 한국 시장의 하락 포지션을 늘렸다고 했다.

여전히 코스피지수가 내림세로 돌아설 변수가 많지 않다는 의견이 다수이지만, 최소한 세제 개편안 내용에 따라 출렁일 업종·종목 투자자라면 대응 방안 하나쯤은 염두에 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