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6일 계엄 후폭풍 속에 2428.16으로 한 주를 마무리해야 했던 코스피 지수는 13일을 2494.46으로 마치며 전주 대비 상승에 성공했다. 9일 출발은 3% 가까운 급락으로 비상계엄 사태의 후폭풍이 이어지는 듯했으나, 이후 4거래일 연속 오르며 불안한 투자자를 위로했다. 코스닥 지수도 나흘 연속 상승하며 700선에 근접했다. 지난주 시장은 14일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정치발(發) 불확실성이 잦아들길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12월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가결을 선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시장 예상대로 가결됐다. 14일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투표 결과 재석의원 300명 중 가 204표, 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됐다. 국회법상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의결하면 국회의장은 소추의결서 정본(正本)을 즉시 법제사법위원장에게 송달한다.

헌재는 헌법에 따라 180일 이내인 내년 6월까지 윤 대통령 탄핵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규정상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이 찬성해야 탄핵이 최종 결정된다. 다만 헌재는 현재 6인 체제 상태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6인 체제로 탄핵 여부 결정이 가능한지에 대해 “논의해 보겠다”고 했다.

탄핵소추안 투표는 끝났지만, 헌재의 시간이 남아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닌 만큼 이번 주 증시 분위기도 탄핵 소용돌이가 일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증권가 전문가들은 너무 예민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만 놓고 보면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주가 영향은 단기적일 때가 많았다”며 “중장기 주가 방향성은 글로벌 경기 움직임의 영향이 더 크다”고 했다.

이번 주에는 글로벌 경기 동향을 파악하고 향후 흐름을 가늠할 이벤트가 다수 열린다. 한국 시각으로 19일에 공개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치가 나오면서 12월 금리 인하 기대감은 한층 높아진 상태다.

다만 미 소비자심리지수와 고용동향지수는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나 연구원은 “미국 경제가 여전히 탄탄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25년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2월 4일 미 뉴욕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 AP 연합뉴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의 페드워치(FedWatch) 툴에 따르면 내년 말 기준금리가 4.0%로 종료될 확률이 71%로 가장 높다. 내년에 총 50bp(1bp=0.01%포인트) 인하(25bp씩 2회)가 반영됐다는 의미다. 또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 기조를 고려할 때 내년 미국의 통화정책 완화 강도가 시장 기대보다 약할 수 있다. 성장주의 상승 여력이 둔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주요국의 디스인플레이션 지연이 공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CPI 상승을 견인한 품목은 국가별로 차이가 있으나, 공통 분모로는 에너지 가격이 자리잡고 있다”고 했다.

16일(이하 한국 시각 기준) 미국 12월 S&P 글로벌 제조업 및 서비스업 PMI(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와 중국 11월 산업생산 및 소매판매, 17일 미국 11월 산업생산 및 소매판매, 18일 유럽 11월 소비자물가지수 수정치, 19일 미국 2024년 3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와 12월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 20일 미국 11월 PCE 물가와 미국 정부 예산안 마감 등도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이벤트다.

신한투자증권은 12월 코스피지수 밴드를 2300~2600포인트로 제시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정치 리스크가 극단적으로 비화하지 않는다면 업종 영향력으로 집중될 것”이라며 마진 보호력 높은 조선·미디어·통신·소프트웨어 등의 업종과 고배당주를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