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ETF 거래량 최상위권에는 인버스 상품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국내 주식 시장이 지난달 연중 고점을 기록한 뒤 하락 조정을 받으면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4일 코스콤에 따르면 올해 7월 일평균 거래량 1위 ETF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 선물 인버스 2X’로 집계됐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 선물 지수의 일별 수익률을 역방향으로 2배수 추적하는 ETF로, 지난달 1억6000만주가 거래됐다.
거래량 2위와 3위도 삼성자산운용 상품이 차지했다. 2위는 ‘KODEX 코스닥150 선물 인버스’로 거래량은 2628만주였다. 3위는 거래량 2091만주를 기록한 ‘KODEX 인버스’로 나타났다. 이들 상품은 각각 코스닥150 선물 지수와 코스피200 선물 지수의 일별 수익률을 역으로 추적한다.
거래량과 함께 거래대금도 급증했다. 지난달 ‘KODEX 200 선물 인버스 2X’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3087억원으로 전체 ETF 중 2위에 올랐다. 기관이 2811억원, 외국인이 672억원 순매수했고, 개인은 3373억원어치 순매도했다. ‘KODEX 코스닥150 선물 인버스’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932억원(8위), ‘KODEX 인버스’는 835억원(9위)로 집계됐다.
지난달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0.97%, 4.44% 하락했다. 코스피200 선물 지수(-1.13%)와 코스닥150 선물 지수(-1.54%)도 부진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11일 연중 고점인 2891.35까지 올랐으나, 이후 급격히 내리막길을 탔다. 인공지능(AI) 거품론 대두, 중동 지정학 리스크 고조, 미국 경기 침체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결과로 풀이된다.
주요 지수가 흔들리면서 인버스 ETF는 지난달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KODEX 200 선물 인버스 2X’는 2.12%, ‘KODEX 인버스’는 1.37%, ‘KODEX 코스닥150 선물 인버스’는 3.27% 올랐다. 한국 증시가 8월 들어서도 약세를 나타내고 있어 인버스 상품에 대한 투자자 관심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과도한 우려는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 둔화가 예상보다 가파를 순 있어도 현시점에서 경기 침체를 논하기는 어렵다”며 “단기 등락이 좀 더 이어질 수 있지만, 비중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확대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