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5.25~5.50%로 동결했다. 작년 9·11·12월과 올해 1·3월에 이어 6회 연속 동결이다. 시장에서도 충분히 예상했던 결과이기에 동결 자체가 놀랍지는 않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5월 1일(현지시각) 미 워싱턴 D.C.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에 응하고 있다. / AFP 연합뉴스

증권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열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을 더 주목했다. 파월 의장은 향후 연준의 정책 결정 경로를 ‘금리를 인하’하거나 ‘인하하지 않는’ 두 갈래로 구분해 줬다.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금리 인상 시나리오는 없다며 시장 참여자들을 안심시킨 것이다.

또 파월은 높은 경제 성장률 등을 고려할 때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동반한 경기 침체) 가능성은 낮다고도 했다. 예상보다 비둘기(dovish·통화완화 선호)적인 발언이 쏟아진 회견이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불안감을 상당 부분 해결해 준 회의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경계심을 풀기엔 이르다. 신중한 투자자라면 연준이 이번 FOMC 성명서에 ‘인플레이션 2% 목표 달성을 위한 추가적인 진전이 부족(lack of further progress)했다’라는 문구를 추가한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금리를 인상할 상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금세 인하에 나서는 일도 없을 것이란 의미다.

앞서 연준은 2020년 평균물가안정목표제를 도입하면서 “일시적인 물가 변화에 의미를 두지 않고 인플레이션의 장기적인 움직임에 따라 정책을 수행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 선언을 지금 상황에 적용한다면,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냉각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데이터로 확인될 때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다.

즉 당분간은 금융시장이 주요 지표 발표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금리 인하 시기를 저울질하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란 뜻이다. 연준이 강조하는 2%대 물가 경로 진입이 충분히 확인되기 전까지는 물가와 경기 간 줄타기 게임에 편승한 등락 장세가 반복될 것이다. 개인 투자자도 이 점을 염두에 두고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올해 7월 금리 인하 확률은 26%로, 이번 FOMC 직전(21.3%)보다 소폭 상승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으며 이후에도 관련 이슈가 지속해서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임을 시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