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는 간판인 걸그룹 에스파의 멤버 카리나(본명 유지민)의 열애 소식에 주가가 출렁였다.

배우 이재욱(왼쪽),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걸그룹 에스파의 멤버 카리나. /엑스 캡처

카리나와 배우 이재욱이 교제 중이라는 소식이 일부 매체를 통해 보도된 27일 주가는 3.47% 하락한 7만7900원에 장을 마쳤다. 이에 따라 하루 사이 시가총액은 기존 1조9232억원에서 1조8564억원으로 668억원 감소했다. 당시 양측 소속사는 “(서로) 이제 알아가는 중”이라며 교제 사실을 인정했다.

그런데 다음날 28일 SM엔터 주가는 반등했다. 결국 2.05% 상승한 7만9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과연 예전보다 아이돌 그룹 소속 멤버들의 열애 인정 소식이 엔터테인먼트 회사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든 것일까. 만약 하이브(352820) 소속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정국이 열애설이 터지면 주가가 내려갈까.

이와 관련해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있다. 2017년 9월 금융공학회를 통해 발표된 ‘로맨스 루머가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이다. 이 연구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기업 중 주식시장에 상장된 회사에 소속된 연예인들의 로맨스 루머에 따른 주가 변동을 살펴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경상대 연구진은 “소속 연예인에 대한 로맨스 루머가 보도된 경우 전반적으로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주가에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연예인의 상품성은 대중의 욕구에 부합하는 이미지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 이런 기대 수요를 충족해 줄 때만이 연예인의 가치도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소속 엔터사가 로맨스 루머를 인정한 경우는 열애설 보도되기 전날과 보도된 날에 음(-)의 영향을 미쳤다. 에스엠의 주가가 카리나의 열애설을 인정한 당일에는 떨어졌지만 다음날은 오른 것과 같은 흐름이다. 만약 로맨스 루머를 부인한 경우는 열애설이 보도된 당일에만 음(-)의 영향을 미쳤다.

동반 입대한 방탄소년단 지민과 정국. /엑스 캡처

카리나가 아닌 정국의 경우, 즉 연예인 성별로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연구에 따르면 남자 연예인은 로맨스 루머가 보도된 당일에 음(-)의 영향을 미친 반면 여자 연예인의 로맨스 루머는 음(-)의 영향이 있기는 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사실상 남자 연예인의 열애설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큰 셈이다.

특히 연예인의 직업이 가수인 경우 파장이 더욱 컸다. 가수의 로맨스 루머가 보도되기 전날과 당일에 음(-)의 영향을 미쳤지만, 가수가 아닌 연예인은 로맨스 루머가 보도된 당일에만 음(-)의 영향을 미치고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결국 과거만큼은 아니지만 영향력이 큰 멤버일수록 소속된 엔터사 주가 단기 영향은 불가피해 보인다. 엔터테인먼트 종목은 수익 창출 면에서 소속 연예인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인력산업이어서 열애설 등의 잡음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일례로 YG엔터테인먼트(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 소속 걸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로제의 경우 지난해 4월 16일 일부 매체를 중심으로 배우 강동원과의 열애설이 불거졌고 이튿날 회사는 “아티스트의 사적 영역이라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가는 4월 17일부터 19일까지 2.06% 하락했다.

여러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전속계약에 이른바 ‘연애 금지’ 조항을 포함해 온 것도 열애설로 인한 기업가치 하락을 고려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소속 연예인에 인·물적으로 투입한 비용이 손실로 변질될 것이란 우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