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전경/뉴스1

금융위원회가 '선 배당금 확정, 후 배당'으로 배당 절차를 개선하면서 올해 봄 투자자들은 더블 배당 찬스를 맞을 전망이다. 지난해 결산 배당과 올해 1분기 배당을 비슷한 시기에 받으면서다. 일부 기업은 주주 명부 폐쇄일이 2월로 밀리면서 2월에 매수해서 3월까지 보유하면 작년 결산 배당을 받고, 올해 1분기 배당도 받을 전망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는데, 배당 수익률만 보고 투자했다간 큰코다칠 수 있다. 배당 수익률엔 함정이 숨어있는 이유에서다.

배당 수익률은 투자자가 해당 주식을 갖고 있을 때 얻을 수 있는 수익을 보여주는 수치다. 산출 공식은 '주당배당금/주가×100′이다. 회사의 매출이 늘어 당기순이익도 넉넉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주주에게 지급하는 배당금도 증가하는 게 투자자들이 원하는 배당 수익률 증가 모습이다.

하지만 공식에서 알 수 있듯 다른 방법으로도 배당 수익률은 높아질 수 있다. 주가가 떨어질 때다. 배당금이 그대로라도 주가가 하락하면, 배당금이 감소해도 주가가 더 큰 폭으로 후퇴하면 배당 수익률은 증가하는 것이다.

이달 14일 기준 한국거래소 정보거래시스템 내 배당 수익률이 높은 기업들이 표시돼 있다./한국거래소 정보거래시스템

실제 사례로 보자. 한국거래소(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4일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2614개 종목 중 배당 수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영풍제지(33.80%)다.

지난해 영풍제지가 배당을 하지 않아 해당 수치는 2022년 배당금(779원)과 2024년 2월 14일의 주가로 산출됐다. 불공정 거래에 얽히며 주가가 폭락한 데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배당금이 0원인 기간은 반영되지 않으면서 영풍제지가 배당 수익률 1위 종목에 오른 것이다.

지난해 배당을 실시한 사례로 좁혀도 배당 수익률만 본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 배당을 많이 주더라도, 그와 비슷한 규모로 주가가 하락할 수 있어서다. 교육 기업 크레버스의 배당 수익률은 11.55%로, 코스닥 상장 기업 중 가장 높았다. 지난해 크레버스는 주당 2000원을 배당했는데, 같은 기간 주가는 8.37%인 1520원 빠졌다.

배당금이 주가 하락에 따른 투자자의 자본 손실을 어느 정도 방어했지만, 반대로 말하면 투자자는 배당금 2000원의 효과를 온전히 누리지 못했다. 주당 2000원을 받았어도 주가를 고려해 배당 수익률뿐만 아니라 해당 종목의 주가 흐름도 동시에 봐야 투자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종목의 주가 흐름은 실적 추정치에서 엿볼 수 있다. 기업의 호실적은 주가를 밀어 올리는 요인 중 하나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견조한 실적과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배당 확대가 예상되는 기업들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며 "본업을 잘하는 동시에 배당 확대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의 주가 상승 탄력성이 높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