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원화와 비교해 엔화값이 낮은 '엔저' 현상이 이어지면서 증권가에서는 현재가 엔테크(엔화+재테크)를 하기에 적절한 시기라고 보고 있다. 엔테크는 앞으로 엔화의 가치가 오를 것이라는 가정하에 현재 저렴한 값에 관련 상품을 사들이는 것을 골자로 한다. 100원당 엔화가 900원 수준에 머무르면서 역사적인 저점이라는 관측 역시 현재가 엔테크의 적기라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위변조대응센터에 엔화가 전시돼 있다./뉴스1

16일 서울 외환시장 등에 따르면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06.98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1월 859원에 비교해 오른 수치이긴 하지만 본격적인 강세는 나타나지 않은 상태다.

시장에서는 올해 4월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정책을 전환해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우에다 가오즈 BOJ 총재는 "임금과 물가의 선순환이 강해져 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 적 있는데, 올해 3월 춘투(봄철 임금 인상 투쟁)에서 적지 않은 임금 인상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BOJ의 수정 경제 전망이 나오는 4월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변경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예상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BOJ의 목표치를 웃돌 것이라는 데에 기인한 예측이다.

BOJ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하고 긴축으로 전환하면서 엔화 상승이 기대된다. 이때엔 엔화 상장지수펀드(ETF)가 하나의 투자처가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상품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일본엔선물'이다.

엔화에 노출된 상품을 매수하는 것도 방법이다. 운용 수익에 환차익까지 챙길 수 있는 이유에서다. KB자산운용은 미국채 30년물에 투자하면서 엔화 가치 변동에 따른 환차익을 노리는 'KBSTAR 미국채30년 엔화노출(합성H)'을 출시했다. 미국채30년에 투자한다면 여타 ETF보다 엔화에 노출된 ETF를 사는 게 유리할 수 있다.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일본 증시 또는 일본 국채를 역으로 추종하는 ETF도 답이 될 수 있다. BOJ가 통화 정책을 전환하면 엔화 강세와 일본 주식시장이 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가정에 기초한 안이다.

일본 증시는 우리 증시처럼 수출주 위주라 통상 엔화 환율과 증시는 역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혜원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7, 10월을 참고하면 엔화와 일본 증시가 뚜렷한 역의 상관관계를 보였다"며 "최근 일본 증시 상승 폭에 엔화 가치 하락도 크게 기여했다는 점에서 엔화 가치 상승이 나타나면 증시 하락이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가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투자는 복리 효과 탓에 단기간에 승부를 봐야 한다. 인버스 투자의 복리 효과란 투자 자산이 등락을 거듭한 후 기초자산이 투자 시점의 가격으로 돌아가더라도 인버스 상품은 수수료 등 때문에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금감원은 "인버스 ETF는 장기 투자에 적합하지 않다"며 "투자 시 위험 요인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 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