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밤,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Fitch)가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의 신용등급을 종전 AAA(최고 등급)에서 AA+로 한 단계 내렸다. 뉴욕증시가 약간 조정받긴 했지만, 2011년처럼 큰 충격을 받진 않았다. 오히려 신용등급을 두고 실효성 논의가 벌어졌다.

다만 채권시장은 요동쳤다. 지난 3일(현지 시각)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장중 연 4.198%까지 상승하며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4일 기준으로는 소폭 하락해 4.04%를 기록하고 있다.

<b>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b> 회장이 올해 주주 총회를 위해 마련된 행사장에 들어서고 있다. <b>사진</b> 로이터연합

10년물 금리가 급등하면서 지난해 말 최고 4.25%까지 올라 벌어지던 투매 현상이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장기채 금리가 연일 오르고 있어서다. 채권시장에서는 금리 상승은 곧 채권가격 하락으로 이어진다.

이런 와중에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는 미 국채를 사들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는 3일 CNBC와 인터뷰에서 100억달러의 미 국채를 매입했고, 100억달러가량을 더 살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버핏이 투자한 건 단기국채(T-bill)다. 실제 매입한 것도 3개월, 6개월 만기 국채였다. 3개월 만기 국채 금리가 연 5.4%에 달해 당장 현금이 필요한 게 아니라면 사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버핏은 높은 유동성과 안정성 때문에 미 단기 국채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말 버핏이 보유한 현금 및 등가물 1300억달러 중 1040억달러가 단기국채였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CNBC 캡쳐

이 와중에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인 빌 애크먼은 만기 30년의 국채에 숏(Short·매도) 포지션에 베팅한다고 밝혔다. 한쪽은 국채를 사고, 한쪽을 판다고 하니 두 거장이 엇갈린 포지션을 취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살펴보면 다른 포트폴리오를 구성했을 뿐이다.

그가 설명한 논리는 이렇다. 장기 인플레이션이 2%가 아닌 3%에 도달하면 30년물 국채 금리가 5.5%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애크먼이 공매도한 건 듀레이션이 긴 국채다. 총수익을 더 높게 잡고, 장기채 공매도에 베팅한 셈이다.

"절대 미국 경제에 반(反)해 베팅하지 말라(Never Bet Against the American Economy)" 조 바이든 대통령은 경제 분야에서 미국의 우위를 강조할 때 이런 표현을 자주 쓴다. 미 국채의 뒤엔 패권국이자 경제 대국인 미국 정부가 있다. 본질도 그대로지만, 우려 요소도 바뀌지 않았다. 늘어나는 부채에 대한 우려, 정치권 갈등을 둔 투자자의 불안 등 어떤 것도 해소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