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1분기 호실적과 향후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주요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잇달아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는 올해 들어 90% 폭등했고, JYP Ent.(035900)는 87% 올랐다. 하이브(352820)는 주가 상승으로 인해 방시혁 의장의 지분 가치가 1조원 넘게 늘었다.

지난 2월 더현대 서울 슬램덩크 팝업 평일 대기 모습. /현대백화점 제공

엔터테인먼트 하면 ‘아이돌’을 가장 먼저 떠올리겠지만, 아이돌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만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것은 아니다. 시장에서 주요 아이돌 기획사에 집중하는 사이 묵묵히 제 갈 길을 가는 엔터사가 있다.

애니메이션 제작사 대원미디어(048910)는 최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 초 대비 주가 상승률은 20%가 넘는다.

대원미디어는 애니메이션 제작사다. 한국 최초의 애니메이션 제작·배급 기업이기도 하다. 지난 1973년 만화가 정욱이 세운 개인기업 ‘원프로덕션’에서 출발해 ‘도라에몽·짱구·원피스’ 등 일본 애니메이션을 국내로 들여오면서 입지를 넓혔다.

최근 대원미디어는 ‘슬램덩크’와 ‘스즈메의 문단속’ 열풍에 힘입어 실적이 성장했다.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흥행한 덕에 원작 만화인 ‘슬램덩크’ 책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유통사 대원씨아이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대원씨아이는 대원미디어 자회사다.

올해 1분기 대원미디어의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늘어난 840억3000만원, 영업이익은 9% 늘어난 85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출판 부문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26억원, 51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개 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17억원)의 4배 이상을 번 것이다.

증권 업계에서는 대원미디어에 대한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특히 출판 부문에서 우수한 성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슬램덩크는 3월 이후에도 100만부 이상 판매돼 5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250만부로 추정된다”라면서 “지난 3월 개봉한 ‘스즈메의 문단속’ 단행본 유통도 담당하고 있어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라고 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하반기 지브리 신작 애니메이션 극장판, 자회사 제작 웹툰 순차 공개 등의 이벤트가 있어 추가적인 상승 잠재력이 있다”라면서 “향후 웹툰의 드라마화, 영화화 등 지식재산권(IP) 사업으로도 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라고 평가했다.

팝업스토어와 전시회 등으로 인한 수익성도 기대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대원미디어는 짱구, 원피스, 도라에몽 등 흥행 캐릭터에 대한 한국 라이선스 사업자로, 해당 캐릭터 팝업스토어를 국내에서 여러 차례 오픈한 바 있다. 팝업스토어 1호점인 용산점은 도라에몽 전시회와 도라에몽 테마 카페를 운영하고 있고, 2호점인 신촌점은 짱구 카페를 운영 중이다. 수도권 대형 몰에 3·4호점, 제주도에 5호점 등 향후 10호점까지는 직영점 형태로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