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시장에선 마이클 버리 사이언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가 작년 4분기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와 징둥닷컴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주식 담보 예탁증서)를 매입한 것이 화제가 됐다. 버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해 유명해진 사람이다. 투자전문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버리는 당시 알리바바와 징둥닷컴 ADR을 각각 5만주, 7만5000주 샀다.

마이클 버리 사이언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 / 버리 트위터

많은 전문가는 징둥닷컴, 알리바바와 같은 기술 기업들이 중국 정부의 리오프닝 정책의 혜택을 볼 것이기 때문에 버리가 이 주식에 베팅했다고 본다. 리오프닝이 본격화되면 중국인들의 소비가 늘고 이에 따라 온라인 쇼핑 거래량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바로 중국 정부가 알리바바와 같은 기업들의 이익을 늘려줄 수밖에 없는 속사정이 있다는 얘기다.

중국이 알리바바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을 규제하기 시작한 것은 2020년 10월부터다. 당시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外灘) 금융 서밋에서 마윈(馬雲) 알리바바 창업자가 정부의 규제를 비판하자 이를 문제 삼아 알리바바 그룹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의 340억 달러(약 44조2000억원) 규모 기업공개(IPO)를 무산시키는 등 기술 기업 규제를 강화했다. 강력한 규제로 마윈은 기존 50%였던 의결권을 대부분 내놓고 6.2%의 지분만을 보유해 그룹 지배권을 상실한 상태다. 알리바바뿐 아니라 다수의 빅테크 플랫폼 기업들은 반독점과 개인정보 보호, 국가기밀 보호 등의 미명으로 강력한 규제 아래 놓여 운신의 폭이 크게 좁아졌다. 알리바바는 3조원 대의 벌금을 받고 지난 2021년 1분기에는 7년 만에 적자를 내기도 했다.

그런데 대형 기술 기업들에 대한 규제는 중국 정부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부작용을 내기 시작했다. 바로 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대규모 감원을 한 것이다. 지난해 전 직원의 15%를 내보낸 알리바바를 필두로 텐센트, 바이트댄스, 징둥, 디디추싱 등 주요 기업들은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지난 2021년 11월 28일 중국 허베이성 우한의 공무원 선발 시험 고사장에 응시생들이 모여 있다. / AFP·연합뉴스

문제는 이런 기업들이 중국 젊은 층을 가장 많이 채용하는 곳들이라는 점이다. 정부 규제의 불똥이 중국 젊은층에게로 튄 셈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가뜩이나 채용의 문이 좁아진 상황에서 빅테크 기업들의 감원 정책으로 현재 중국 청년 실업률은 크게 올랐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6~24세 청년실업률은 사상 최대인 19.9%까지 치솟기도 했다. 청년인구(1억700만명)를 고려하면 2100만명 정도가 실업자인 것이다. 서구 언론에서는 이런 높은 실업률이 공산당 정부의 정당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한 중국 전문가는 "리오프닝이 아니라도 기술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풀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청년들을 고용할 곳은 이런 기업들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기술 기업에 대한 규제를 계속 완화하고 이익을 더 늘리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이유인 셈이다.

버리는 이런 중국 정부의 사정을 알고 있었을까? 알 수 없지만, 국내 투자자들도 중국 기술 기업에 대한 관심을 조금 더 갖는 것은 괜찮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