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정다운

스타트업 초기 투자에 관심을 갖는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스타트업 투자는 크게 초기 단계인 시리즈A, 시리즈B, 시리즈C로 나뉜다. 스타트업에 초기 투자하는 엔젤투자자들은 시리즈A 직전 투자인 프리 시리즈A(Pre-seriesA)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다. 고위험 투자이지만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로 기발한 아이디어와 높은 가치평가를 받는 스타트업들이 프리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주목되는 프리 시리즈A 투자 스타트업을 소개한다.

오피스푸드 정기 배달 플랫폼 '푸딩'을 운영하는 열두달은 나우아이비캐피탈, 바로고 등으로부터 총 25억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는 지난해 10월 바로고의 시드 투자에 이은 투자로 '나우아이비'가 리드했다. 푸딩은 글로벌기업, 스타트업, 병원, 중소 규모 기업에게 정기적으로 사내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내식 솔루션 전문 배달 플랫폼이다. 코로나19 이후 사내 정기식에 대한 기업별 니즈가 증가해 지난해 대비 300%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김상균 나우아이비캐피탈 수석심사역은 "제조 기반으로 사내식을 제공하는 기존 서비스와 달리, 구독 경제모델로 다양한 맛집 파트너사들과 함께 기업 취향에 맞는 식단을 큐레이션하고 이에 대한 소비자 평가 데이터를 누적, 매회 개선된 메뉴를 선보인다는 점을 높게 평가해 앞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로 바이오 실험 자동화 로봇을 제품화한 스타트업 '에이블랩스'는 30억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A 투자를 마무리했다. 이번 투자에는 미래에셋벤처투자와 퓨처플레이가 참여했다. 에이블랩스는 수작업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바이오 실험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자동화 로봇을 통해 혁신하는 스타트업이다. 에이블랩스가 개발한 액체 핸들링 로봇 '노터블(Notable)'은 바이오 실험을 자동화하는 로봇으로, 바이오 실험에 사용되는 마이크로 리터 단위의 액체를 정밀하게 흡입하고 분주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에이블랩스는 지난해 하반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진행한 기술실증 사업을 통해 안정성과 성능을 인정받았다. 신상 에이블랩스 대표는 "단순 반복 실험의 자동화를 통해 연구자들이 더 가치 있는 연구에 집중하도록 하고, 더 높은 품질의 연구 결과 및 신약 개발에 기여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미국 부동산 중개 플랫폼도 있다. 미국 부동산 투자·구매 플랫폼 빌드블록은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 A단계 기업펀딩 1차 모집을 완료했다. 빌드블록의 이번 1차 펀딩에는 아이에스동서와 크릿벤처스, 기존 투자자인 프라이머사제가 참여했다. 투자업계에서는 빌드블록이 시리즈A 1차를 마무리한 데 이어 추가로 100억원 규모의 2차 클로징도 3분기 안에 무난히 마무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프리 시리즈A 유치를 통해 KB인베스트먼트와 한라홀딩스, 퀀텀벤처스코리아 등의 투자를 받았다. 빌드블록은 한국인들의 주요 관심지역인 캘리포니아(LA, 샌프란시스코), 뉴욕, 뉴저지, 텍사스(오스틴) 지역을 대상으로 투자, 자녀유학, 이민시 고객이 미국을 직접 가지 않아도 목적에 맞는 상품 중개와 필요한 모든 행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설비데이터 플랫폼을 제공하는 잉클은 33억원 규모 시리즈 프리 시리즈A 투자를 지난 3월 마쳤다. 이 라운드는 대교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해, L&S벤처캐피탈, 케이클라비스 인베스트먼트, 신한캐피탈, 오클렌벤처스가 신규 투자사로 참여했다. 잉클은 설비데이터 인프라 중 현재 스마트팩토리로 분류되는 제조설비와 안전에 집중하고 있으며, 2022년 5월 출시한 자체 스마트팩토리 오리지널 솔루션을 통해 유압, 너클 등 사이클을 가지고 있는 설비의 모니터링 및 원격진단을 제공하고 있다. 투자에 참여한 대교인베스트먼트의 김범준 이사는 "잉클은 설비데이터라는 빅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바탕으로 시장에 실질적인 효능감을 주고 있는 팀"이라고 봤다.

데이터 기반 웹툰 제작사 오늘의웹툰은 21억 규모의 프리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라운드에는 캡스톤파트너스, 라구나인베스트먼트, 크릿벤처스,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이 새로운 투자자로 합류했다. 오늘의웹툰은 작품의 상업적인 성과를 제작 극초기단계에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 분석 서비스 '웹툰 애널리틱스'를 개인 창작자 대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캡스톤파트너스의 유준모 심사역은 "오늘의웹툰은 주관적인 판단에 의존해 지속 가능한 성공 방정식을 찾아내지 못했던 웹툰 업계에 데이터 기반의 분석 방법을 최초로 시도한 선두업체"라고 평가했다.

주얼리 판매 플랫폼 '어니스트서울' 운영사 트리플랩스가 11억원 규모 프리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스트롱벤처스와 베이스인베스트먼트도 투자에 나섰다. 안 쓰는 주얼리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새롭게 탈바꿈시켜주는 리세팅 서비스나 주얼리 수선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지난 7월 김건희 여사가 나토 순방길에 오르면서 어니스트서울의 제품을 착용해 주목받기도 했다.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비대면 진료 수요 증가로 비대면 진료 플랫폼도 주목받는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엠디톡(MDtalk)을 운영하는 엠디스퀘어는 25억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A 1차 투자 유치를 받았다. 투자에 참여한 투자사는 신한캐피탈·유티시인베스트먼트·블루포인트파트너스 등이다. 엠디톡은 차세대 비대면 진료 앱 솔루션으로서 거동이 불편한 고령층 환자, 만성질환자 등 의료기관에 직접 내원하여 진료받기가 어려운 이들을 위해 개발됐다.

상반기 국내 스타트업은 6조500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스타트업 단체인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스타트업 투자유치 건수는 864건, 금액은 약 6조547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각각 68.5%, 50.4% 늘어난 수치다. 다만 최근 금리 인상 여파와, 주식시장 불확실성 속에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심리도 위축돼 있다. 한 벤처캐피털 관계자는 "국내 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투자 시장이 위축되면서 투자 회수를 내지 못하는 악재에 처해있는 것만은 사실"이라면서 "다만 투자 초기 단계는 위험부담이 적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매력적 투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