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대구의 한 병원 선별진료소 앞에 신속항원검사 불가 안내문이 붙어 있다./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되면서 전국에서 3만8000명(12일 오후 9시 기준)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1주일 전보다 약 2배 급증한 숫자다. 증권가는 코로나19 재유행과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다시 제약·바이오주에 주목하고 있다.

6월 이후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13일 오전 9시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치솟는 물가와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금리 인상으로 인해 투심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제약·바이오주는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유망한 업종으로 주목되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도 '제약주'는 다른 업종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 6월 이후 현재까지 주가 추이를 보면 한미약품(128940)(+3.7%), 대웅제약(069620)(+1.7%), 종근당(185750)(-3.8%), GC녹십자(-5.2%), 동아쏘시오홀딩스(000640)(-3.3%), 유한양행(000100)(-5.0%), HK이노엔(195940)(-13.4%), JW중외제약(001060)(-6.8%), 대원제약(003220)(+6.4%) 등이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6월부터 이달 11일까지 코스피는 12.9%, 연초대비로는 21.4% 하락했다"면서도 "그러나 제약주는 평균적으로 하락했지만 하락폭이 적고, 소폭 상승한 종목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 10개 종목의 평균은 -3.6%이다. 주요 제약 종목이 시장보다는 9.3%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같은 기간 현대자동차(-4.9%), 삼성전자(-12.8%) 등 우량주에 비해 주력 제약주인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대수익률이 훨씬 높다는 분석이다.

1분기에도 제약사의 영업실적은 호조를 보였고, 2분기에도 호실적이 이어질 전망이다.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주요 제약주가 6월~7월 상대적 강세를 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하태기 연구원은 "올 3분기에도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나빠진 거시환경에서 영업실적 변동성이 적은 의약품 관련주가 계속해서 매력적일 것"이라고 했다.

가장 주목할 점은 코로나19 변이 재확산이다. 오미크론(BA.1) 하위 변이인 BA.5가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역 당국은 전염성이 강한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5가 재유행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보건당국도 12일(현지 시각) 코로나19의 두 번째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델타, 오미크론 등 코로나19 변이 발생과 확진자 증가는 이전부터 반복돼 왔다. 이럴 때마다 관련 종목의 주가는 요동쳤다. 지난 7월 2일~12일 동안 수젠텍(253840)은 70.1%,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52.2%, 씨젠(096530) 40.1%, 랩지노믹스(084650) 36%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주가가 급등했다. 과거 델타 변이 발생 당시에도 마찬가지다. 지난 6월 10일~7월 8일 동안 수젠텍 47.3%, SK바이오사이언스 1.3%, 씨젠 49.3%, 랩지노믹스 42.8% 등의 주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외에도 셀트리온, 피씨엘, 휴마시스, 엑세스바이오 등이 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추세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과거 주가 흐름에 대한 학습 효과로 인해 주가 상승이 초기부터 빠르게 나타나 이전 변이 확산 당시의 주가 상승률에 가까워진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당분간 백신·진단키트 관련 업체를 포함한 제약 및 바이오 주가는 오름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데다, 실적 개선 기대감에 매수세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하태기 연구원은 "헬스케어지수는 시장평균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는 코로나 재유행 변수가 작용한 측면도 있겠지만, 제약주의 경기방어적 성격과 상대적인 실적호조로 인한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