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국내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계속되고 있다. 이달까지 23조7000억원을 순매수한 가운데 코스닥시장에서만 5조7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종목의 경우 차익 실현을 위해 매도에 나선 상태다. 개인투자자들이 순매도에 나선 종목은, 올 들어 주가가 급격히 고공행진했던 일부 테마주와 실적 개선주들이다.
30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클래시스(214150)(6464억)가 올해 개인 투자자들이 코스닥 시장에서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이었다. 이어 씨젠(096530)(1380억), 비에이치(090460)(1198억), SNK(1131억), 피엔티(137400)(993억), 안랩(053800)(828억) 등이 순매도 상위 종목에 꼽혔다.
글로벌 미용의료기기 기업 클래시스는 올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67억4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4.6% 늘었다. 지난 4월에는 백승한 신임 대표가 선임되며 전문경영인 체제로 바뀌었다. 이는 앞서 1월 최대주주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베인캐피탈로 바뀐데 따른 것인데, 주력 제품인 피부 리프팅 장비인 '슈링크'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대시킨다는 전략이다.
신제품 효과와 해외 진출 소식에도 클래시스는 30일 기준 주가가 1만7450원으로 이달에만 16% 떨어졌다. 올 들어 1만8800원에서 최고 주가 2만4400원(4월 11일)까지 올랐다가 28.5% 하락한 수준이다. 최근 탈마스크, 엔데믹 수혜주로도 이름을 올리며 주가가 움직였다.
클래시스의 주가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장 크게 좌우하고 있다. 현재 외국인 지분율이 66.86%에 달하는데, 지난 3월 31일 하루에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클래시스의 주식 3930만주를 한꺼번에 매입했다. 이후 베인캐피탈의 참여로 더 주목을 받았고 최근까지 개인 투자자들의 손바뀜이 활발하다.
김동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조정으로 인한 밸류에이션(기업 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완화되고 신제품 효과 지속, 국내외 리오프닝에 따른 이연 수요 발생, 인지도 제고에 따른 해외발 소모품의 성장세 강화 등을 고려할때 주가가 재평가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 블록버스터 제품인 볼뉴머가 출시되고 중국과 미국 진출에 대한 가시성이 확보되면 추가적으로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씨젠과 비에이치, SNK 등도 올해 개인 투자자들이 많이 판 종목이었다. 씨젠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1996억77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9% 늘었다. 씨젠은 앞서 팬데믹 국면에서 진단 제품을 빠르게 개발해 전 세계에 공급하며 주목을 받았다. 코로나 사태 초기 빠르게 주가가 급등하며 2020년 8월 한때 16만원대를 기록하다 현재 4분의 1 수준인 4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씨젠은 오미크론 확산에 따라 중남미와 아시아, 국내 매출이 늘며 1분기에 호실적을 보였다"면서 "코로나 안정화에 따른 PCR 진단 수요 감소가 예상되면서 연간 실적 추정치와 목표주가는 모두 하향 조정한다"고 분석했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용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전문 제조업체인 비에이치는 1분기에 이어 앞으로도 견조한 실적이 기대되고 있다. 비에이치의 1분기 영업이익은 223억87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흑자전환했다. 덕분에 이 회사의 주가는 현재 2만8250원으로, 연초 이후 21.7% 올랐다.
오현진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이폰13 시리즈 판매 호조 및 신제품 선재 대응에 따라 2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보일 것"이라면서 "하반기 주요 국내 고객사의 폴더블폰 출시 및 차량용 무선 충전 사업 인수 완료 등 우호적인 사업 환경이 이어지면서 투자 매력도가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에 본사를 둔 게임업체인 SNK는 지난 4월 코스닥 시장 입성 3년 만에 자진 상폐를 결정하며 이달까지 정리매매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상장 이후 외국계 임원의 스톡옵션과 고배당으로 '해외 먹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안랩은 안철수 테마주이자 정치 테마주로 또 한번 주목을 받고 있다. 이달 안철수 전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의 분당갑 보궐선거 출마 소식에 주가가 11만3500원까지 올랐다. 연초 이후로는 39.4% 올랐다.
이 밖에도 엘앤에프(670억원), 원익QnC(074600)(644억원), 나노신소재(121600)(561억원), 유바이오로직스(206650)(557억원) 등도 개인 투자자들의 올해 순매도금액 '톱 10(Top)'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달에는 27일까지만 보면 엘앤에프(792억원), HLB(028300)(568억원), 피엔티(137400)(537억원), 대주전자재료(078600)(460억원), 원익QnC(445억원) 순으로 순매도금액이 컸다.
이들 종목은 대개 1분기 호실적과 2차 전지, 반도체 등 관련 산업의 성장 기대감에 주목을 받으며 주가 흐름에 따라 투자자들의 순환매가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들도 관련 종목들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 조정하고 있다.
특히 2차 전지 대장주로 주목 받으며 코스닥 시가총액 3위인 엘앤에프는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급격히 몰린 종목(지분율 24%)이었다. 1분기 호실적과 함께 이달 LG에너지솔루션과 그 자회사를 대상으로 7조1953억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하는 등 호재가 잇따르며 주가가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