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증시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도에 나서는 가운데 개인 투자들은 꿋꿋하게 대거 순매수 행진을 보이고 있다. 개인들은 외국인과 기관이 많이 팔아 치운 낙폭 과대주를 쓸어 담는 가운데, 자동차와 항공·정유·금융주 등 일부 종목들은 순매도에 나서며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달에는 이 같은 흐름이 한층 뚜렷해졌다.
28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3월에 5조9347억원, 4월에 9조1020억원 등 총 15조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0조원, 4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판 물량을 개인들이 모두 소화한 셈이다. 현재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지분율은 지난 2009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 그리고 예상보다 부진한 기업 실적 등으로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실적 차별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개인 투자자들도 그간 많이 오른 종목에 대해 차익 실현이 나선 상태다.
개인투자자는 4월 유가증권시장에서 자동차주와 항공, 정유, 금융 대형주들을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기아(000270)를 5조4555억원 가장 많이 순매도했고 이어 현대차(005380)(-2조8692억원), 삼성SDI(006400)(-2조4232억원), LG에너지솔루션(373220)(-1조9986억원), 대한항공(003490)(-1조5453억원) 순이었다.
순매도 상위 20개 종목에는 S-Oil(010950), 셀트리온(068270), 코스모신소재(005070), SK(034730), 신한지주(055550) 등 최근 깜짝 실적을 발표하고 나서 주가가 반짝 오른 종목들과 국제 유가 흐름과 엔데믹, 리오프닝 관련 수혜주들이 많았다.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닥시장에서도 차익실현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로 뚜렷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IT업종 위주로 순매도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4월 한달간 비에이치(090460)(714억원), 테스나(495억원), 원익QnC(074600)(403억원), 이오테크닉스(039030)(246억원), 티에스이(131290)(231억원) 등을 대거 순매도했다.
이중 비에이치와 테스나는 이달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시가총액 1조원 미만 코스닥 기업이기도 했다. 증권사들도 개인투자자들에게 영업이익 개선 종목을 중심으로 추천하고 있다. 이중 원익QnC와 이오테크닉스 등 반도체 소재·장비주들이 유망하다고 조언했다.
NH투자증권의 김영환 연구원은 "조달 금리 상승으로 인해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훼손될 여지가 적은 퀄리티 성장주에 주목해야 한다"며 "엔데믹 전환에 따라 기업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분야도 계속 들고 가야 하는 주식이라고 본다"고 판단했다.
삼성증권의 김용구 연구원은 "스태그 플레이션·인플레이션 리스크 헤지가 가능하고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 1개월, 3개월 변화율로 추가 압축해보면 최종적으로 상업서비스(방산), 바이오(CMO), 반도체, 음식료, 자동차, 정유주가 유망하다고 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