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차량용 반도체 부족은 향후 20년간 겪을 배터리 공급 부족에 비하면 에피타이저(전채요리) 수준이죠."
지난 18일(현지 시각)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RJ 스카린지 리비안 최고경영자(CEO)의 배터리 부족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리비안은 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출신 엔지니어인 스카린지가 2009년 창업한 전기차 기업이다.
스카린지는 "세계 배터리 셀 생산량을 모두 합해도 앞으로 10년간 수요의 10%도 안 된다"면서 급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에서 배터리 확보가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코발트, 리튬, 니켈 등 주요 원자재 공급 부족과 가격 급등으로 자동차와 배터리 업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와중에 나온 발언이어서 더 주목받았다.
그렇다면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데 전기차에 들어갈 배터리의 원자재 가격은 급등하고 있고 배터리 생산은 지지부진한 상황이 어떻게 해결될 수 있을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익살스런 표현대로 "직접 채굴하거나 정제"하는 것은 불가능할테니.
금융투자업계에서 주목하는 방법은 좀 단순하다. 바로 폐배터리 재활용이다. 썼던 것을 다시 사용하자는 얘기다.
폐배터리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폐배터리를 방전 시켜 폭발 위험을 없앤 후 파쇄하고 이 파쇄된 배터리를 외장캔, 분리막, 음양극으로 나눠야 한다. 이후 이렇게 분리된 배터리에서 황산코발트(CoSO₄), 황산망간(MnSO4)을 얻고 니켈(Ni), 코발트(Co) 등을 회수하는 작업을 거친다.
국내‧외 배터리 기업들은 이미 이런 폐배터리 활용을 위해 폐배터리 전문 기업들과 업무 연계를 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에코프로씨엔지와 계약을 맺고 LG에너지솔루션 오창과 폴란드 공장에서 나오는 폐배터리 2만톤을 에코프로씨엔지에 보내 재활용하기로 했다. 삼성SDI(006400)는 피엠그로우, SK온은 포드, Ascend Elements와 협업 중이다. CATL도 바스프(BASF), 후베이이화 그룹(湖北宜化)과, 파나소닉은 Redwood materials와 폐배터리 활용을 위해 손을 잡았다.
국내 폐배터리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빠르게 상승 중이다. 코스모화학(005420)은 3월 31일 1만4550원(종가 기준)이던 주가가 현재는 1만7000원대(26일 종가 1만7750원)까지 상승했다. NPC(004250)는 같은 기간 9000원에서 1만1050원까지 올라섰고 파워로직스(047310), 영화테크(265560) 등도 주가가 오르고 있다. 폐배터리 업체 성일하이텍은 현재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해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를 받고 있는데 투자업계에서 관심이 높다.
때때로 혁신은 거창한 방식이 아닐 수도 있다. 배터리가 부족할 것으로 보이는 미래를 대비하는 폐배터리 업계의 혁신에 금융투자업계의 관심도 점점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