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탄소배출 등 친환경 관련주가 최근 들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가운데 주요국의 정책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은 지난달보다 지지부진한 흐름이지만, 5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변수가 사라지고 나면 주가가 재차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수역에서 부는 바람의 운동에너지를 기계에너지로 변환하여 전기를 얻는 해상 풍력 발전용 터빈. /독일 연방 경제에너지부 해상풍력 이니셔티브(GOI) 홈페이지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KBSTAR글로벌클린에너지S&P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4.08%다. 국내외 태양광, 풍력,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지난해 10월 국내 증시에 상장됐다. 미국 주요 친환경 기업에 투자하는 KINDEX미국친환경그린테마INDXX도 연초부터 2.29% 올랐다.

국내 친환경 기업에 투자하는 ETF들의 경우 여전히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0% 가까이 빠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TIGERFn신재생에너지(-6.48%), HANAROFn친환경에너지(-8.60%), ##KODEXK-신재생에너지액티브(-8.82%) 등이다.

앞서 친환경 관련주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한 차례 들썩였다. 러시아에 대한 서방국가 제재로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에너지 자립 중요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기존 에너지를 대체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 수요를 적극적으로 확대해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취지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이번 전쟁을 계기로 주요국의 화석연료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전환은 빨라질 것”이라며 “특히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 국가들은 기후변화 대응 법안 이행을 앞당기고,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는 데 중점을 둔 ‘리파워EU(REPowerEU)’라는 계획까지 내놨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8일(현지 시각) 미국에서 발표된 2023년 예산안에서는 신재생에너지 등 기후변화 관련 지출이 대폭 확대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하는 BBB(Build Back Better) 법안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커졌다. BBB법안이 통과되면 태양광, 전기차 등 정부 보조금이 큰 폭 늘어날 전망이다.

게다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무게를 두는 정책 변화는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개별 정책이 친환경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진 않더라도, 관련주에 우호적인 시장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모든 상장사에 탄소배출량 공시를 의무화하는 규정을 발표했고, 나스닥 증권거래소는 탄소 제거 지수를 출시하기도 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2월 말부터 강세를 보였던 친환경주가 최근 들어서는 시장에 비해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면서도 “신재생에너지 관련 정책이 구체화되지 않는다는 불확실성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우려를 소화하는 과정이었다고 볼 수 있는데 5월을 기점으로 다시 한번 모멘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 긴축 우려는 5월 FOMC가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3월 FOMC에서 향후 인상 경로가 명확해졌지만, 3월 중순 이후로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이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5월 FOMC에서 추가 인상 방향성이 드러나면서 긴축 우려가 정점을 통과하면 친환경주가 부각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들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중국 증시에서도 친환경주 전망은 긍정적이다. 성장주 중에서도 친환경주가 유독 큰 낙폭을 기록한 가운데, 예상보다 양호한 1분기 실적이 예상됐다. 특히 태양광, 2차전지, 2차전지 소재 부문을 대표하는 현지 기업들은 연달아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는 등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