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기업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대통령 선거 일정 등으로 한동안 잠잠했던 시기를 지나 상장예심청구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었다. IPO시장 가뭄으로 손가락만 빨고 있던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케이옥션과 유일로보틱스 등 일부 기업들이 공모가대비 주가 수익률이 좋았다는 점에서 차기 유망주를 찾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으로 상장예비심사가 진행 중인 기업은 총 38개다. 심사가 승인돼 수요 예측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은 8개이다.
올 1분기 상장한 기업은 총 21개로 관련 산업의 성장 가능성과 상장 시점에 따라 성과의 차이가 분명했다. 비교적 연초에 상장한 케이옥션(102370)과 지난달 중순 증시가 반등할 때 상장한 유일로보틱스(388720)만이 공모가 대비 상장일의 종가가 각각 160% 오르며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미술품 경매와 중개 및 판매 사업 등을 하는 케이옥션은 서울옥션과 미술품 경매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산업용 로봇 및 자동화 솔루션 전문기업인 유일로보틱스는 다양한 공급처과 높은 기술력이 강점으로 꼽혔다.
대신증권은 "1분기 IPO 시장은 증시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면서 비우호적인 환경이었지만, 산업재, 소재, IT 섹터의 경우 수요예측과 주가 수익률이 양호한 결과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어 오토앤(353590), 지투파워(388050), 퓨런티어(370090) 등이 모두 공모가 대비 상장 첫날 주가가 108~115% 오르며 좋은 성적을 거뒀다. 68~88%대 수익률을 거둔 기업들도 5곳에 달했다.
반면 전체 21개 기업 중 7개 기업은 상장 첫날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특히 2월에 상장한 인카금융서비스(211050)와 나래나노텍(137080), 바이오에프디엔씨(251120) 등은 모두 20% 이상 급락했다. 식물세포 설계 기술을 기반으로 한 약리물질을 개발 및 제조하는 바이오에프디엔씨는 기술 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지만, 최근 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악화한 탓에 주가가 부진했다.
흥국증권의 최종경 연구원은 "공모희망가 하단 미만으로 공모 확정가가 잡히고 공모가 대비 주가가 약세를 보인 기업들은 대개 특례상장 요건으로 상장을 진행한 기업들이 많았다"면서 "이는 증시가 하락 조정을 받을 때 투자자들의 심리가 보수적, 방어적으로 바뀌면서 신규 상장 시장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차기 상장 유망기업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사업의 성장 가능성이 크고 확실한 사업 파트너들을 갖고 있는 기업들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상장 청구 기업 중 모빌리티 플랫폼 쏘카와 이커머스 기업 마켓컬리는 '대어급'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DB투자증권의 유경하 연구원은 상장 예정 기업 중 콘텐츠 제작 기업인 포바이포와 인공지능 의료영상 분석기업인 루닛을 기대 종목으로 꼽았다.
포바이포는 8K급 초고화질 영상을 제작해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콘텐츠의 실감화를 구현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루닛은 영상의학 및 병리학 등 의료분야에 AI를 적용해 암 진단과 치료에 도움을 주는 솔루션을 개발하는 업체다.
대신증권은 "2분기 공모주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2분기는 계절적으로 IPO 투자 성과가 좋은 시기라는 점과 1분기 큰 폭의 주식 시장 하락 후 2분기 반등이 예상되면서 IPO 투자 수익률이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