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식시장 호황으로 증권가에서 역대급 실적이 쏟아졌지만, 신생 핀테크 증권사인 토스증권, 카카오페이증권은 나란히 적자 기록했다.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단계인 만큼 당장은 벌어들이는 돈보다 써야 할 돈이 더 많은 탓이다. 카카오페이증권보다 1년 먼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를 출시하며 정식 서비스를 개시한 토스증권이 4배 넘는 적자를 냈다.

토스증권(위), 카카오페이증권(아래) 로고. /각사 제공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59개 증권사 중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외국계가 아닌 국내 증권사는 모두 4곳이다. 카카오페이증권(-170억원), 토스증권(-776억원), 한국아이엠씨증권(-89억원) 한국포스증권(-75억원)이다. 외국계 지사 중에서는 도이치증권(-39억원)이 적자를 기록했다.

이 중 토스증권 적자 규모가 가장 컸는데, 2020년 139억원이었던 적자는 한 해 동안 637억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증감액을 비율로 환산하면 4배가 넘는 457.3%다. 지난해 3월 MTS 출시와 함께 정식 서비스를 개시하며 영업수익(매출)이 한 해 전보다 200배 이상 늘었지만 사업 초기 MTS 출시 관련 마케팅 및 운영비용이 급증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토스증권 영업수익은 약 86억2905만원을 기록했다. 주식 거래 증가로 인한 수탁 수수료 등 수수료 수익이 67억원으로 전체 77.9%를 차지했다. 시장별 수수료는 유가증권 시장(21억원), 코스닥 시장(25억원), 해외(8548만원) 등이다. 이때 해외주식은 지난해 12월부터 서비스가 시작됐다. 신용공여 등 이자수익과 외환거래이익이 각각 13억원, 7억원으로 집계됐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정식 서비스를 개시하고 석 달 만에 350만개 신규 계좌가 개설됐다"며 "미국 주식거래 플랫폼 로빈후드가 2년여 만에 달성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출범 이래 꾸준히 200만명을 웃돌며, 연평균 230만명을 기록 중인데 이는 국내 증권사 상위 5개사에 맞먹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같은 기간 토스증권 영업비용은 856억원을 기록했다. 수익이 많았지만, 지출이 그보다 10배 이상 많았던 셈이다. 영업비용 중에서는 95%가 넘는 가까운 818억원이 판매비와 관리비 명목으로 잡혔는데 여기에는 광고선전비(386억원), 임직원 급여(137억원), 전산운용비(57억원) 등이 포함됐다. 국내외 매매, 송금 등 수수료 비용으로도 약 26억원이 들었다.

지난해 카카오페이증권 적자 규모는 68억원에서 170억원으로 102억원 증가했다. 증감액을 비율로 환산하면 150% 수준이다. 토스증권과 마찬가지로 마케팅비용 등 영업비용이 늘었지만, 결제서비스와 대출 등 금융서비스에서 발생한 영업수익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적자 증가폭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카카오페이증권의 경우 아직까지 연간 사업보고서는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4분기만 기준으로 보면 영업비용은 930억원으로, 이 중 판관비(756억원)가 차지하는 비중은 토스증권(95%)보다 낮은 80% 수준이다. 수수료(94억원), 증권평가 및 처분손실(45억원), 이자(34억원) 비용 등이 뒤이어 많이 발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카카오페이증권의 영업수익은 752억원을 기록했다. 토스증권과 마찬가지로 수입보다 지출이 많았지만 금액 차이는 크지 않았다. 수탁, 인수 및 주선수수료 등 수수료수익이 635억원으로 84.4%를 차지했다. 이밖에 증권평가 및 처분이익이 45억원, 이자수익이 32억원, 배당금 등 기타 영업수익도 39억원 발생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페이증권이 이달 중에 정식으로 출시하는 MTS 초기 성과에 주목하는 상황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그동안 MTS가 없었지만, 지난해 말 기준 계좌 개설 수 500만 이상을 달성했다. 카카오페이의 MAU와 이미 개설된 계좌 수를 고려하면 단기간에 많은 MTS 이용자 수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정광명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페이와 토스의 정확한 MAU 비교는 어렵지만, 공개된 수치를 기준으로 보면 카카오페이가 더 많은 이용자 수를 보유하고 있다"며 "카카오페이증권 자본 규모도 증자로 토스증권 2배를 넘는 상황인 만큼 토스증권 MTS 초기 수준 이상의 실제 사용자 수, 거래대금 등을 달성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존에 쓰던 MTS에 대한 현실적인 충성도가 매우 높다"며 "새로운 MTS 출시를 통해 다른 증권사 MTS 이용자를 흡수한다기보다 중장기적으로 MZ세대 중심의 신규 고객을 유입한다는 취지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MTS 관련 시스템, 인력 투자 등으로 초기 비용은 바로 증가하지만, 신규 고객 유치에 따른 매출 증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손익 악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