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도 코스피지수는 우크라이나발(發) 사태 흐름을 주시하며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이번 사태로 인해 글로벌 경기 둔화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분간은 보수적으로 접근해야겠지만, 3월 이후 지수 반등이 예상되는 만큼 추가 하락 시 분할매수를 고려해볼 만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25일 코스피지수는 27.96포인트(1.06%) 상승한 2676.76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한 주(21~25일) 동안 지수는 일주일 전인 18일(2744.52)보다 약 2.5% 하락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가장 큰 변수로 작용했다. 미국과 러시아의 회담 가능성에 주중 한때 반등하기도 했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했다는 소식에 24일에는 2.6% 하락했다.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신임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가 25일 오후 서울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과거와 달리 물가·경기 불확실성 반영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코스피지수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주목하며 움직이고,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도 염두해둬야 한다는 시각이다. 설령 사태가 지금보다 더 극단적으로 치닫지는 않더라도, 과거 2014년 크림반도 사태 등과 비교할 때 글로벌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상존하는 상황이라 시장에 야기하는 불안감은 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군사적 긴장이 더 고조될 가능성이 크다"며 "1980년 이후 지정학적 이벤트에 따른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평균 하락률은 -3.8%"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코스피 조정폭과 거의 부합하는 수준이지만, 신흥국 주식시장이 지정학적 리스크에 좀 더 취약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연초부터 국내 증시는 러시아를 제외하고 주요국과 비교할 때 유독 부진한 흐름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며, 경기가 둔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쏟아진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는 그 가능성의 기폭제가 됐다. 제조업과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특성상 이런 상황이 심화되면 투자 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오는 3월 초 연이어 예정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비롯해 관련 인사들의 발언을 주목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연준이 우크라이나 사태로 커지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 등을 바라보는 시각을 통해 3월 FOMC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간 변동성 확대로 그쳤던 과거 지정학적 리스크와 달리, 우크라이나 사태는 올해 맞닥뜨리고 있는 증시 주변 여건을 반영하면서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며 "투자자 관점에선 관련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을 확인한 다음 대응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무역수지 적자폭과 향후 한국 대외교역 동향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 최근 2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이달 1~20일간 수출입 데이터를 고려하면, 2월에도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이 3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한 것은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8년 이후 약 14년 만이다.

◇ 당장은 선별 접근…장기적인 약세는 아냐

그러나 일각에선 코스피지수가 3월을 지나면서 바닥을 다지고 본격적으로 반등할 것이기 때문에 지금 상황을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도 있다.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은 확대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지금이 주식을 가장 싸게 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6일 오후 서울 명동 식당가 모습. /연합뉴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은 우크라이나 리스크에 대해 뉴스에만 의존해 일희일비하길 반복하고 있다"며 "일시적으로 수급이나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지만, 이후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우려하는 상황으로 번지지 않는다면 지수가 추세적으로 약세를 이어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3월 FOMC가 끝나면 연준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물가, 연준 변수에 쏠려있던 투자자들 관심이 실제 경기 펀더멘털과 주요국 정책부양 의지로 옮겨갈 차례라는 판단이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 모멘텀도 3월을 기점으로 바닥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기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3월 변동성이 확대되는 시기만 지나고 나면, 2분기에는 호재들도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낙폭이 과도했던 성장주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좋겠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 영향을 덜 받는 내수 업종, 리오프닝 관련 업종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해 위험 부담을 더는 투자 전략도 고려됐다. 한국 경제 구조상 원자재 가격 상승이 유리하게 작용하는 업종이 거의 없기 때문에 해운주 등 방어적인 업종을 선별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 연구원은 "대선을 앞두고 양당 후보들이 50조원 규모 자영업자, 소상공인 지원 등 과감한 재정지출 확대를 공약 중"이라며 "지금 투자자들에게는 의류, 유통, 음식료 등 내수분야가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처"라며 "엔데믹 전환을 대비할 수 있는 리오프닝주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