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정부군이 24일(현지시간) 친(親)러시아 반군과 대치하는 동부 루간스크에서 러시아군 및 친러 반군의 공격에 반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이 전면 침공을 시작한 이날 자국민 57명이 숨지고 169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연합뉴스

미국 증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는 소식에도 반등했다.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줄면서 낙폭이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도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위험이 줄어들고 코스피가 0.6~0.7% 내외로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발생 후 첫 거래일인 24일(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한 채 장을 시작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52% 떨어진 4155.7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3.17% 급락한 1만2587.88로 출발했다. 국제유가도 초반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이날 주가는 반전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의 전쟁 공포감이 줄어들면서 하락 폭이 줄어들었다. 이날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전장 대비 92.07포인트(0.28%) 오른 3만3223.83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는 63.20포인트(1.50%) 상승한 4288.70에 폐장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36.10포인트(3.34%) 뛴 1만3473.59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주요 4개 러시아 은행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퇴출, 반도체 등 하이테크 제품 수출을 통제하는 내용의 제재안을 발표했다. 다만 미국은 우크라이나 내부에 전투병력을 파병하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또 유럽연합(EU)도 금융, 에너지, 교통 부문과 수출 통제 등을 겨냥한 제재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서방 국가들의 제재가 발표된 가운데 바이든이 수출 통제 및 은행 제재 발표와 미군 파병이 없을 것이라고 발표한 점, 발표된 제재안이 예상보다 약하다는 점이 부각되며 나스닥이 저점 대비 7% 급등하는 등 상승 전환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나스닥 반등에 따라 한국 코스피 지수도 소폭 상승할 것이란 예상이다. 서 연구원은 "미 증시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소화하고 서방 국가들의 제재안 발표 이후 낙폭이 축소되거나 나스닥이 상승 전환한 점이 한국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 증시가 낙폭이 컸던 기술주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는 점을 감안해, 소폭 상승 출발 후 대형 기술주 등 낙폭이 컸던 종목 중심으로 반발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번 사태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높아진 점은 외국인 수급에는 부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일 외국인과 기관이 1조원 넘게 매물을 쏟아냈다. 개인투자자는 올 들어 일일 기준 가장 많은 금액인 1조1134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은 금융투자가 3066억원, 연기금 등이 1069억원을 내다파는 등 4856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6886억원을 순매도했다.